Diary 2020. 5. 26. 17:17

고관절 골절수술+ 철심제거 후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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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2019년 5월 11일 .

 

아악 .. 아퍼 ㅠㅠ

 

약 다운힐 후 코너에 진입하던 중 이었고.. 바닥에 모래가 좀 있다고는 충분히 인지 했었는데

 

코너를 탈출하는 순간 뒷바퀴가 그립을 잃고 그대로 풀썩 ..엎어진것 같다. 갑자기 그립을 잃고 뒷축이 쭉 밀려나가더니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대로 콱...  팔을 짚고 자시고 할 겨를도 없었다. 팔을 짚었다면 손목이나 쇠골이 뿌러졌겠지만..

 

넘어지는 순간 고개만 반대로 재낄 수 있었을 뿐 . 순식간에 일이 벌어졌다.

 

굴러간 물통을 줍고 자전거를 수숩하는데 몸에 상처는 크지 않은것 같고.. 걷는데 좀 불편한 정도.. 으으.. 라이딩은 여기까지인듯..

 

뒤에 오는 자전거들에게 모래를 조심하라며 소리쳐주고...

 

내가 넘어진 코너 앞에 마당 공사를 하시는 아저씨분들이 나를 보곤

 

119를 불러줄지 물어보시는데

 

뭐 그정도는 아닌 것 같고.. 택시만 좀 불러달라 부탁드렸고 

 

그렇게 택시를 타고 버스 터미널에서 서울차를 집어타고 집으로 올라왔다.

 

우등버스 한켠에 편히 눕다싶이 하니  몸이 딱히 심하게 아픈지는 잘 모르겠는데.. 왼 다리가 영 불편하다

 

지인들을 수소문해 서울터미널에서 안양 집까지 차로 좀 태워주실분이 있나 알아보니

 

왠걸? 지방에 사시는 감자마을님이  일이 있어 서울에 계시니 도와주시겠따고 연락을 주셨다

 

서울에 도착하니  아까는 절둑절둑 걸어서 자전거도 수습하고 물통도 줏어오고 그랬는데

 

왼쪽 골반 근처에 통증이 극심해 발을 디딜 수 조차 없었다.

 

'아니 이양반아 이렇게 다쳐서 무슨 버스를 탔어 119 불렀어야지.. 119 불러드려?'

 

'아 아니에요 친구가 대리러 나와있어요..'

 

그렇게 부축을 받아 겨우겨우 터미널에 내렸고, 감자마을님과 스마일맨님을 만났다.

 

일단 배를 채우라며 두분이 사다준 햄버거를 허겁지겁 뱃속에 구겨넣고 상황 설명을 하니

 

이만하니 다행이라며 나를 안심시키는 두분, 그리고는 스마일맨님이 어디에선가 본인 신분증을 맡기곤 휠체어를 구해서 나타났다. (대박사건)

 

이떄부터 영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아 이거 골반이 어디 부러졌나 설마....

 

발까락 움직여지고 휠체어 타고 앉아있을만 한거 보면 그냥 타박상인것 같기도 하고..

 

설마 수술 해야되려나..아..

 

별에 별 생각이 머리 속을 스쳐갔다.

 

감자마을님 차를 얻어타고 집근처 대학병원 응급실에 접수를 하는데

 

이떄 시간이 이미 늦은 밤이었기에.. 

 

"자전거 타러 나간 아들놈이 응급실 실려왔다고 전화해 주무시는 부모님 깨우시는것 보단 일단 내가 있으니까 검사받고 치료부터 받자" 는 

 

감자형의 말씀에 감사히 신세를 지기로 했다.

 

이때 이미 나는 혼자 걸을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감자형이 나를 휠체어에 태워 접수하고 수속하고.. x-ray찍고  보호자 역할을 도맡아 주셨고

 

"괜찮을거야  나 발목 부러졌을땐 ..^^" 

 

이리저리 검사받고 바쁜 응급실을 돌아다니는 와중에도 감자형은 불안할 나의 멘탈까지 캐어해 주셨는데

 

정형외과 선생님이 오시더니

 

"저 환자분 CT를 좀 찍어야겠습니다"

 

이때 나와 감자형은 '아.. 어디 부러졌구나..' 하고 직감 했던 것 같다.

 

검사 결과, 고관절과 골반을 이어주는 뼈의 목 부분에 골절이 생겨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마음을 비우고.. 남은 처치를 받은 뒤  9층 병동에 입원했다.

 

운이 좋게도(?) 병실의 창가자리를 배정받아  보호자 간이침대에 감자형과 나란히 누은 시간이 .. 새벽 한시쯤이었나...두시쯤이었나..

 

사고가 없었더라면 지금 어디쯤 달리고 있을까 .. 

 

스마일맨님 그리고 감자형한테 정말 큰 신세를 졌구나..  내일 엄마한텐 뭐라하지..

 

한숨 가득한  병실의 새벽이 깊어져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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