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2020. 5. 30. 14:00

고관절 골절수술+ 철심제거 후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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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3  - 회복

 

일단 퇴원해서 집에 오긴 했다

 

스스로 목발 짚고 한걸음 한걸음 걸어다닐 수 있게 되었고 ..  낼 모래쯤 외래에 한번 오라고 하니 그때 가면 수술부위 실밥을 뽑고 거즈를 깔끔히 걷어 내 줄 모양인듯.

 

한달치 약을 받아왔는데 약만 10리터짜리 쓰래기봉투 하나만큼은 받아 온 것 같다. 뭐 이렇게 많은건지 

 

그렇게 집에서 요양을 시작했고.. 처음 며칠은 사실 집에만 있었다.

 

목발을 짚고 걸어다닌다곤 해도

 

철심을 박은 뼈보다, 철심을 박아넣기 위해 해짚어놓은 허벅지 살과 근육의 회복에 시간이 걸리는 느낌적인 기분.

 

무슨 말인고 하면, 다리에 힘이 잘 안 들어간다는 얘기. 

 

그리고 쪼금만 운동삼아 걸어다니고 나면 그 밤에 다리가 퉁퉁 붓기 일수였다.  

(종아리까지 떙땡 해져서 우와 이거 왜이러냐 싶기도 했으니)

 

그 뒤로는 슬슬 커피정도는 사러 돌아다녔고.. 저녁엔 엄마를 꼬셔 산책을 다니기도 했으니까.

 

그리고 퇴원후 2주차 가 됬을 무렵. 약 한달만에 사무실 출근을 시도했을 떈

 

일단 샤워를 혼자 하는데 왼 다리가 힘을 받지 못하니 오른다리로 온 체중을 지탱해야 해 쉬엄쉬엄 할 수 밖에 없었고..

(화장실에서 미끄러지기라도 한다면.. 그건 상상조차 하기 싫은 최악의 사태)

 

다리를 굽히기가 힘드니까 씻고 나서 빤스랑 양말을 신는게 정말 너무너무 힘이 들었다.  그래도 도구를 이용해서 슥슥 잘 했지만.

 

 

 

그리고 집 밖을 나섰을 때,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배려한 시스템이 너무도 부족하다는걸  뼈저리게 깨닳을 수 있었다

 

역시 이게 내가 겪어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가 없다고,

 

일단 다리가 불편한 사람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게 너무~~~~~~~~~~~~~~나 힘이 들었다.

 

돌이켜 보면 외국 생활을 할때 보았던 층고가 낮은 버스들 그리고 장애인을 위한 과하다고 생각했었떤 것들이

 

한순간에 너무나도 이해가 됬다고나 할까..

(아니 다리를 들기가 힘드니까 이건 뭐 일단 시내버스는 오를 수가 없었고 버스기사 아저씨들은 어쩜 그리들 급하신지)

 

그래도  젊은사람이 목발집고 어물쩡 어물쩡 하니, 자리를 내어주고, 짐을 들어주고, 내 뒤에서 시간을 내어 기다려주고

 

한국사람들 대부분이 친절하고 선한 마음이구나 하는 참 감사한 마음도 많이 들었다. 

 

내가 자리에 앉지 못했는데 부웅 악셀을 밟는 버스기사 양반에게 뭐가 그리 급하냐며 대신 화를 내주는 분들 도 계셨으니까. 

 

 

위에 언급했듯이. 왼 다리가 힘을 분산해주지 못하니 반대급수로 멀쩡한 오른다리가 피로해지는 일이 잦았고 대중교통의 이용이 힘들어진 만큼 택시를 이용해야할 일이 많았으며

 

또 한가지 기억에 남는 애로사항이라면.. 목발을 짚고 걸어다녀야 하니

 

셀프 위주의 음식점은 이용이 거의 불가능했다는 점?

 

돈까스가 너무 먹고싶어 힘들게 찾아갔더니.. 음식이 나오면 직접 가져와 먹고 또 반납 해야되는데

 

나는 목발때매 두 손을 쓸수가 없으니 아쉬운 상황들에 놓이곤 했었다.  (아 여기는 무리다 하고 딴데루...)

 

 

그렇게 목발 생활을 한 달? 두달? 정도 했나보다

 

첫달은 꼼짝없이 두짝 다 짚고 다녀야했고  두달쨰 ? 접어 들었을떈 한짝만. 그리고 세달쨰 되었을떄 쯤

 

비로소 목발 없이도 혼자 걸어다닐 수 있었던가.. 그랬나 보다.

 

 

여기서 잠깐.

 

아니 한 두달? 이나 집에서 놀았다고? 그럼 무슨 돈으로 먹고 살았어?  

 

그 답은 여기에 서술하도록 한다

 

기본적으로 수술비를 포함한 두주의 입원비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우리나라 의료보험께서 50% 지불, 나머지 50%는 실비보험에서 청구.

 

지자체에서 시민들 대상으로 자동으로 가입해주는 자전거 보험에서 보험료가 나옴 

 

지자체의 자전거 보험의 경우 청구 절차가 꽤 복잡하긴 한데.. (뭐 막 서류 띄어서 팩스로 보내라고 한다.. 다리도 불편해 죽겠는데 ㅠㅠ)

 

이건 부상 정도와 주치의 판단 즉 전치 몇주냐에 따라 지급되는 정도가 꽤 다르다.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보험을 위한 담당의의 진단서를 발급 받을때 꼭 전치 몇주의 치료기간이 필요한지를 같이 기입해 달라고 하는게 좋다

 

난 이거때문에 외래를 한번 더 갔따와야 했는데..  대학병원의 절차라는것은 정말 쓸대 없을정도로 까탈스럽다. 물론 이게 나쁘다는게 아니다. 

 

하지만 전문의의 "진단서" 라는것은 우리의 생각보다 꽤나 엄격하고 조심스러운 서류이기 떄문에

 

이러이러 하니 요거만 좀 밑에 추가로 써달라고 ? 절대 안해준다. 법적으로 못하게 되어있다.

 

나의 경우 전치가 10몇주? 던가 20몇주던가가 나와서.. 지자체 자전거보험 수혜등급 최상위 판정을 받아 보험료가 꽤 나왔으니.

 

그리고..  몸이 불편하기 떄문에.. 보험 청구에 필요한 서류들을  한번 갈 때 싹 띄는게 좋다 무조건좋다.

 

 왜냐면 대학병원엔 당신처럼 보험 서류때문에 찾아오는 사람만 하루에도 수백명씩 되고 .. 그거 기다리는게  반나절이 될 수 있으므로.

 

그리고 또 .. 의외로 종신보험과 같은 일종의 종합 건강 보험에서도 수술을 받은것에 대한 보험료가 지급되었다.

 

 이건 처음알았는데.. 실비보험을 접수한 보험사 아주머니와 친분이 꽤있어서.. 그분이 알려주셔서 알았다.

 

안 그랬으면 모르고 넘어갈 뻔.

 

나의 경우 프리랜서 + 시간강사(파트타임) 으로 일을 하고 있었기에 어느정도 업무의 조절이 가능했지만 , 일반적인 회사원이라면 사와의 조율은 조금 다를 수 있으므로 회사와 조율을 완만히 하는 과정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무튼 그랬다. 힘든 다리로 택시타고 돌아디니면서 서류 띄고 접수하고 했지만

 

그 보험료로 병원비도 내고 맛있는거도 사먹고 어쨋든 한두달 잘 살았다. 

 

 

 

 

다시 돌아와서

 

 

 

퇴원후 받아온 약을 한달간 열심히 먹었고 먹고자고, 먹잠먹잠을 열심히 반복해 회복을 위해 최대한 노력? 했으며

 

퇴원후 외래는 한달- 두달- 세달 -네달 이런식으로  간격을 벌려가며 회복 상태를 점검 받았다.

 

사고가 난 시점 5월 10일경, 수술 5월 13일경? 퇴원 약 5월 26? 27일.

 

7월 말 쯤이 되어서야 목발없이 걸어다니는게 가능해졌고

 

목발을 띄고 외래에 갔을때니까 두번째 외래에 갔을떄 쯔음.. ?

 

약 8월쯤이 되서야  슬슬 운동도 하고 하셔도 된다는 교수님의 진단이 내려진걸로 기억한다

 

"단! 뛰거나 어디서 떨어지면 큰일납니다.. 슬슬 하세요 슬~슬 "

 

이떄가 아마도 8월말?  그제서 스마일맨님 댁에 피신시켜둔 나의 자전거를 찾으러 갈 수 있었으니.

 

 그렇게 자전거를 찾아와서

 

보자.. 운동을 해도 된다 했으니

 

집에 굴러다니는 구닥다리 로라에 자전거를 일단 얹어보고

 

한번 페달을 굴려보니

 

내가 이걸 타고 어떻게 몇백키로씩 여행을 다닌걸까 싶을 정도로 불편했으나

 

처음엔 5분, 그다음엔 10분 15분 조금씩 조금씩 다시 익숙해 졌으며 빕과 져지를 입고 라이딩을 재개한 시점은..

 

구글 포토에 의하면 낙차후 약 4개월후인 8월 30일.

 

나의 기대보다  아주 많이 이른 시점이었기에  매우 조심스럽게 재개한 라이딩이었지만

 

역시나 나의 사정에 맞춰 함께 라이딩해 준 고마운 자전거당 분들이 있었기에  즐거운 라이딩 라이프로 복귀할 수 있었다.

 

 

그렇게 슬슬 페달에 다시 익숙해져 갔고

 

사고후 5개월이 지난 10월 중순쯤엔 업힐도 다시 할 수 있었다.

 

좀 무리하는 감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그렇다고 전처럼 신나게 오를수는 없었고 ..

 

그저 오를 수 있게 되었달까. 어쨋든 그 것 만으로도 참 감사했으니.

 

긴 겨울을 겨울잠 자듯 회복하며 보냈으며 , 이제 뼈도 다 붙고 살과 근육도 거의 다 회복이 되었으나

 

뭐랄까.. 철심을 박아넣을때 빼는것을 고려해서 나사 머리를 다 박아 넣지는 않기 때문인지..

 

수술한 다리 쪽이 부딧치거나 그쪽으로 돌아 누을때면 여전히 통증이 있곤 했었다.

 

무튼 2020년 봄이 찾아왔고, 

 

100키로 이상의 라이딩도 가능해졌고.. 어느정도 속도의 팩 주행에도 따라갈 수 있게 됬고 200키로 이상의 라이딩도 무리없이 해냈으니.

 

80%정도의 라이딩 능력도 회복이 되었다 느꼈을 무렵

 

 

"이제 심 빼시죠 ^^"

 

 x-ray사진을 드려다 보며 뼈가 잘 붙었다는 교수님의 말씀.

 

감사하단 인사를 하고 날이 더 더워지기 전에 수술을 하는게 좋겠다는 의견을 주고 받은 뒤 수술 날짜를 잡는다.

 

대학병원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평소의 두세배는 정신이 없어 보였으나,

 

돌아오는 여름, 가을 나는 신나게 자전거를 타고 싶으니까.

 

지금 빼버리기로 한다.

 

 

"뭘 그렇게 급하냐 ? 코로나때매 난리도 아닌데 " 라는 엄마의 말에는, 

 

"아니 나도 일도 해야되고 (놈팽이 같아 보여도) 나름 스케줄이란게 있는데.. 지금밖에 시간이 없어.. 언제 내가 또 한달 쉴수 있겠어? 코로나 언제 잠잠해질줄 알고.."

 

라곤 했지만

 

 

내가 봐도 미친놈이 확실하다.

 

 

ps. 긍정적이고 행복한 마음이야 말로 건강을 회복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한다면

 

바르셀로나를 격침시키고 팀의 여섯번째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일궈내 준 나의 Liverpool F.C. 선수단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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