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CLE+SWIM 2018. 3. 23. 21:52

천안 300 브레베 후기.


한국랜도너스 천안 300k 브레베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3월 3일 부산의 열정적인 자봉러 flickk님과 함께 부산200k 브레베에 다녀온뒤로.. 

  

자전거에 문제가 생겨 두주간 라이딩을 1도 못하고, 몸뚱이 파워 초기화당한 바람에.. 취소해야하나 고민했지만.. 

  

다른 코스에비해 쉽다고 평가하는(300k, 획득고도 1800가량) 브레베이고 아침에 지하철타고 천안에 가서 출발 가능한 만큼.. 포기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아침에 도착하니, 자당의 베테랑 란도너이신 간큰남자님께서 와 계시더군요. 

아침 브레베 출발선에서의 만남은 어찌나 반가운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접수를 하는데.. 제가 아침을 안먹고 왔다하니 본인 보급식으로 챙겨오신 빵을 선뜻 '이거 챙겨가'라시며 건네시네요. 

차마 그걸 뺏어먹을 염치는 없었기에 브레베 운영진께서 준비해주신 초코파이를 몇개 챙겨갑니다. 마음만으로 충분히 배가 부른 ..고민없이 내어주시던 모습,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무엇보다, 천안 브레베의 열악함에 참 많이 놀랬습니다.. 

정말 천안 브레베가 운영되는것 자체가 기적에 가깝더군요. 서울 브레베 출발시의 그 북적북적한 스탭들과 자봉의 모습은 언감생신, 

브레베를 지원하는 샵의 직원 두분이서 접수-브레베카드교부-자전거검차 등등.. 그 와중에 먹고가라고 쵸코파이와 미니약과 같은 간식도 준비해주셨네요.. 

  

너무나 감사한 마음으로 출발선에 섭니다. 

  

선투팩의 광기는 역시 무섭더군요.. 쪽수가 많아지면 용감해진다고.. 단체로 좌회전 차선을 먹고 우르르르르 자회전받고.. 차선위의 신호대기중인 차량을 둘러싸고.... 이래도 되는건지, 이러면 도X 욕먹는거랑 뭐가다른가 하고 옆의 란도너들과 의견을 나눕니다.. 

  

스피드 역시 꽤 빠릅니다. 몇몇 동호회에서 단체로 나오셨던데 ..초반 스피드가 엄청 빠르네요.  여차저차 첫번째 cp까지 꽤 빠른속도로 진행했습니다. 

  

그 뒤로는 쭉 쏠로잉 했고 두세명의 라이더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했던 것 같네요. 구지 팩으로 달리지는 않았고 자기 페이스로.. 

  

그렇게 해안가의 시작지점인 cp2 잠항에서 부터 cp3대천, cp4 남당까지 쭉 해안을 끼고 달리는 즐거운 브레배가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만.... 

  

이 100km 미터 구간 내내 정말 엄청난 역풍에 시달리며 달려야 했습니다.. 

  

한국 란도너스 브레베 설명에 이미 

  

'해안을 따라 달리는 동안 맞바람이 격하게 불어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라고 설명 되어 있기는 하지만 

  

제가 이 설명을 아래와 같이 

  

'이 브레베는 획득고도가 낮아 쉽게 생각되어질 수 있지만, 해안을 따라 달리는 동안 불어올 매우 극심한 맞바람에 몸과 마음이 버텨낼 준비가 되어있어야 할 것입니다' 

  

로 고치고 

  

'한국 랜도너스의 모든 브레베는 특정 이상의 도전정신을 요구해 온다는 것을 명심 하시기 바랍니다' 

  

라고 첨언 하겠습니다.. 

  

서울 400 브레베 코스의 전반에 등장하는 방파제 구간 보다 더욱 악랄한 역풍방파제 구간이  수차례나 이어집니다 

  

미칠듯한 끝이 보이지 않는 6연 방파제의 압박!!!!!!!!(사이버 포뮬러 6연 뱅크도 아니고) 

  

23-24로 처절하게 밀리는데 방파제의 끝이 보이지 않으니까 ..아 정말 다 때려 치고싶더군요..ㅠㅠ 

  

방파제 끝에 다다를 때 쯤 세분의 팩이 저를 주욱 지나처 가는것은 덤... '기차 탑승하세요!!!!' 하고 콜업 해주시는데 

  

이미 방파제에서 털릴때로 털린 저는 그 기차의 꽁무니 조차 잡을 수 없게 되어버린.. 

  

차라리 업힐을 하고 말지 이건 진짜 아닌거같다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ㅠㅠ (내사랑 서울300이나 갈껄) 

  

'로뚱을 위한 코스는 없다'고 누가 그랬습니까?? 바로 요기있네.. 가서 평지구간을 다 찢어버리세요!! 

  

그렇게 해안가를 탈출하고서는 아침에 온길 그대로 천안으로 돌아가는 무난한 복귀 길이었지만 

  

복귀길 중간에 45번? 고속국도를 달리는 것은 조금 위험하게 느껴지긴 하였습니다. 

  

페이스가 조금만 늦었다면 그 구간에서 이미 해가 떨어진 뒤일텐데.. 생각보다 차도 많고 갓길의 상태도 썩 좋지 않아 100키로미터 이상의 자동차들과 부대껴야 하더군요, 

  

저 개인적으로는 어느정도 그런 고속 국도 주행에도 익숙해 져있긴 하지만 서도, 여성분들이나 고속국도 주행이 많지 않은 라이더에게는 꽤 살벌하게 느껴지는 코스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쨋든 목표했던 지하철 끊기기 전에 타고 복귀에 까지 무난히 성공했네요 

  

'브레베가 쉬운적이 있었어? 나에게도 브레베가 쉬웠떤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제가 좋아하는 베테랑 란도너께서 해주신 말씀인데 

  

정말, 쉬운 브레베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바다냄새가 물씬 풍겨오고 저 멀리 보이는 얕으막한 언덕, 

  

그 언덕을 넘었을때 보이는 햇살이 부서지는 바다와  철없던 시절 친구들과 뒤엉켰던 대천해수욕장의 모습.. (물론..지금도 철은 들지 않았다고 한다.ㅠㅠ) 

  

꽤나 즐거운 란도너링 이었다고 생각 합니다. 

  

두주동안 운동도 하지 않고 300에 참여한 것, 코스를 조금은 쉽게 생각한것  모두 이 늅늅한 저의 잘못이었네요ㅠㅠ 

  

다시한번 브레베 운영에 힘써주시는 천안지역 운영진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천안 지역 거주하시는 란도너 분들의 많은 사랑과 관심. 염치 불구 하고 부탁 드리면서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길 위에서 반가운 만남을 기대하면서. 

  

클리앙 자전거당 잠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