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CLE+SWIM 2023. 8. 3. 18:42

0801 PT-73 천천히 가는 속초 라이딩

 

무슨 생각이었는지

 

문득 이걸 다녀와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존에 등록해둔 퍼머넌트를 하나 바꾸기 해서 휘잉 하고 출발했다

 

오타고 새들백 테스트도 할겸, 파워아크 안장 브롬톤셋팅 테스트도 할겸 해서

 

11시 지하철을 타고 동작으로 가서 - 잠선 편의점에서 빵이랑 커피 하나 사먹고 12시 광나루에 인증을 하고 바로 출발했다

 

 

먹고싶은빵이랑 커피, 혹시 모르니까 에너지바 두개 같이 사줬다

 

광나루도착해서 쭉 팔당쪽으로 가는데

 

하남쯤 가서 로드분이 뒤에 오길래 먼저 가라고 손짓 하니까 

 

붙으시더니 저 괜찮은데 하면서 뒤에서 좀 가도되냐길래

 

그러자고 했다 그 근처에서 밤에 고양이를 받고 사고가 난 적이 있어서 살짝 무서우신 것 같았다

 

미사까지 같이 천천히 가다 보내드리고

 

본격 라이딩 시작

 

근데 와 날이 어찌나 습하던지....

 

코스는 대충 용문가서- 여기저기 안전한길로 가다가- 군축령 넘고 - 미시령 -속초

 

뭐 특별한 코스는 아닌데

 

이름부터가 " 천천히 가는 속초" 라니까

 

여기저기 조금씩 우회 하는 코스긴 하다

 

며느리재 고개 라던지 이런건 사실 안넘어도 속초 가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데 아놔

 

야밤에 "어 오른쪽이잖아" 하고 갑자기 틀었더니 갑자기 고각경사에 진입로가 포장도로가 아니어서 와장창 나자빠질뻔 했다

 

중간에 100키로 지점쯤에 홍천 편의점이 Cp2인데

 

아니 영업은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아저씨 어디 가셨나 문앞에 박스 쌓아놓고 어디 가셨더라고

 

그럴줄 알았으면 홍천 입구에서 쉬었지

 

홍천 지나는데 다리 이음새 부분이 빠개진걸 못보고 지나가다가

 

뒷바퀴 펑크나서 

 

올 것이 왔구나 하는 맘으로 펑크 고치는데

 

아니 왜 펌프는 안가져온거지? 다행히 다른 공구랑 튜브, co2 , co2인젝터는 있어서

 

펑크 자체는 큰 무리없이 고칠 수 있었다 

 

근데

 

근데!!!!

 

 

다 고쳐놓고 끼우려는데

 

뒷바퀴를 고정하는 볼트 3개중에 하나가 없는거시다 ㅜㅜㅜㅜㅜ

 

공구통 덮개에 넣어둔것이 바닥에 굴러 떨어진 것 같은데

 

수풀속에 감춰저서 도무지 찾을 수 가 없었다

 

거기서 근처 수풀을 거의 민둥산 만든다 마인드로  풀을 뽑아내고 발로 치우고 별 쑈를... 한시간 정도 한 끝에 겨우겨우 찾았다

 

진짜 여기까지인가 싶었다

 

저 볼트가 없으면 바퀴를 고정 할 수가 없으니까.. 근처까지 타고갈 수 도 없다고 ㅜㅜ

 

한시간이 넘는 사투끝에 바퀴를 채결하고 났더니

 

또 변속이 문제네, 바깥쪽 스프라켓으로 나가질 않아서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안과 밖의 볼트를 반대로 넣은 것 같았다

 

역시나 다시 풀어내보니

 

안에가 미세하게 작고 밖에 최종적으로 텐셔너를 잠그는 볼트가 조금 큰놈이었다

 

무사히 해결하고 다시 주행을 이어감.. 한시간 반 정도를 까먹은 채로.

 

손은 그지꼴이 되어서 옆에 논뚜렁 물에  급히 손을 박박 씻어내 봤는데

 

기름기가 잘 지워질 리가 없지

 

암튼 그러고 주행하는데 

 

또 갑자기 끼리리릭 끼리리릭 소리가 나길래 도대체 뭔가 보니까

 

어디 긁히는데도 없고 도무지 모르겠어서

 

우선 가져다니는 체인오일을 급히 발라봤는데

 

어찌나 조용하던지

 

체인오일 잘 바르고 다닙시다 . 장거리 갈때는 소분해서 챙겨다니는건 필수

 

 

군축령이야 언제나 우회하는 길이니까 

 

CP3이 가넷고개 라고 첨보는 고개길래 이게 뭘까 했더니

 

이게 그냥 군축령이었다, 군축령 끝에 가보니까 가넷고개 라고 표지석이 있더라고..

 

착실하게 CP인증 하면서,

 

쭉쭉 진행함

 

와 근데 날이 어찌나 더웠던지

 

진짜 너무심했다

 

그래도 새벽엔 밤안개가 남아서 좀 달릴만 했는데 

 

9시쯤 부터는 해가 엄청나게 뜨겁게 내리 쬐어서 숨을 쉬는것도 힘이 들 지경이었다

 

물....물 ㅜㅜ.. 

 

가져간 큰물통1에 얼음 채우고 이온음료, 등뒤에 생수 한병 

 

이렇게 해서 계속 주행을 이어갔는데

 

너무더우니까 자꾸 물이 떨어져서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그나마 그 물을 안마셨으면 죽었을...

 

아 그리고 전에 서울600 갈때 염실장님한테 받아둔 전해질 사탕이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 이거 한 10개는 먹은듯 한데 이거 먹으니까 올라오던 쥐도 사라지고 진짜 좋았다.

 

쭉 진행하다가 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신남리 진입해서 편의점에서 커피랑 물보급 하는데

 

옆에 오토바이 수리점 사장님이 아침 일찍부터 나와서 일 하고 계시길래

 

어르신께 부탁해서 체인오일을 좀 얻었다

 

어르신 건강하십쇼!!

 

 

쫌 더 진행해서 설악휴계소 가서

 

몬스터 하나 마시고, 김밥 한줄 먹었다

 

이상하게 속초 갈때 여기서 뭐 안먹고 가는건 좀 아쉽단 말임

 

 

날이 어찌나 뜨겁던지

 

미시령 옛길을 쭉쭉 돌파해서

 

미시령 입구에 도착,

 

와 근데 진짜 너무 뜨거우니까 돌아버릴것 같았는데

 

그 입구진입하기 전에, 캠핑 온 사람들을 위한 마트 같은게 있어서

 

거기서 음료수 하나 사마셨다

 

도대체 물값으로 얼마를 쓰는거냐 

 

 

찬물이 졸졸 나오길래 거기서 손이랑 머리도 좀 식히고..

 

그리고 미시령 업힐 시작!

 

근데 자전거가 또 ㅜㅜ 

 

업힐하는데 끼리릭 끼리릭 아주 죽는 소리를 쳐서 

 

미얀해 미치는줄 알았따, 브롬톤아 미얀해 ㅜㅜ

 

어렵게 어렵게 미시령 정상에 올라가니

 

기가막힌 설악산의 자태야 말해 뭣하겠는가

 

항상 미시령을 내려가며 바라보는 공룡능선의 위엄에

 

자전거를 멈추고 사진을 찍고 인사를 하고.. 대 자연의 힘앞에 나는 참 작은 존재임을 깨닫게 되는 것 같다

 

신이 저런 자연을 만들때는

 

분명 인간들이 이걸 보고 겸손하기를 바라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 마저 든다

 

부디 우리 민족을 오래도록 지켜주시길.. ?

 

아무튼

 

그렇게 속초시내에 와서 완주 인증을 하고 보니까

 

이게 .. 이 코스 최대 단점이

 

완주점이 시외버스 터미널이 아니라 고속버스 터미널이라는 점이 아닐까 싶었다

 

속초 시외버스 터미널이 더 노선도 다양하고 심지어 안양가는 차도 있는데

 

속초 고터는 서울차 ONLY에다가 양양고속도로 경유라 시간도 오래걸린다

 

거기다가 ... 내가 도대체 왜 이날 속초를 가려 했는지 도무지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는데..

 

속초는 휴가시즌 절정에 다다른 상태였고

 

와 해수욕장이며 밥집이며 사람이 그렇게 많을줄은 

 

"8월 첫째주인데 그걸 몰랐냐 등신아"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지만 ..ㅜㅜ

 

무슨 물회 한그릇에 2만원씩 하는데도 웨이팅이 20팀은 되고.. 참

 

그냥 맥플러리 하나 먹고 물하나 사고 버스타고 올라왔는데

 

고속도로는 완전히 주차장.

 

서울 오는데 다섯시간 걸렸다 ㅋㅋ 

 

휴가철에 거길 간 내가 등신이긴 한데

 

진짜 돌아버리는줄 알았다

 

다시는 휴가철에 동해안 가지 맙시다

 

아무튼, 오타고 새들백은 생각보다 꽤 만족스럽고

 

거기에 슬리퍼랑 옷 챙겨가서 도착하자마자 사우나 옷 갈아입고 슬리퍼 신고 좀 돌아다니다 왔는데

 

그걸 안 챙겨 왔었다라면...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이 벌어졌으리라 생각한다

 

정말 덥고 뜨겁고 물과의 사투를 벌여야만 했던 하룻밤이었지만

 

펑크라던지, 브롬톤 볼트의 채결 방식이라던지

 

위기 대응력이 올라갔다는점, 오타고 새들백을 충분히 테스트 했다는점 등등

 

그럭저럭 만족 스러운 라이딩이었다

 

 

CYCLE+SWIM 2018. 10. 25. 19:32

2018 랜도너스 대전400 브레베 후기,

클리앙 자전거당에 1차 작성후 백업한 본인의 후기.


올해 초반 부산200, 천안 300을 무사히 마치고, 순차적으로 출격했던 천안 400 브레베 에서 페이스가 꽤 많이 좋았음에도 미칠듯한 역풍에 몸과 마음에 무너져 DNF 를 했고..


지난 광부광 600을 완주하고나니, 400을 타고 두번째 슈퍼랜도너 달성으로 시즌을 마감할 것이냐, 여기서 마감 할 것인가 를 두고


정말 정말 정말..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날이 너무 급격히 추워졌고, 하반기에는 아무래도 참여하시는 분도 적어져서 주변에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도 덜해졌기도 했거든요.


광주400을 흘려보내고 올해 마지막 대구400 브레베에 '월악산 단풍구경 하러 간다'는 마음으로 다녀오기로 결정,


그렇게 토요일 새벽 5시 30분 유성행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아! 대전 브레베 서울에서 내려가시는분들, 대전 브레베 출발지는 유성 터미널에서 더 가까운데, 유성행 버스는 서울 고속버스 터미널 기준 '호남선' 에서 타셔야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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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부광 브레베를 다녀와서 미세한 아킬레스 건염을 핑계로 3주간 페달을 완전히 놓았었기에  걱정이 컸습니다만, 올초 부산200에서 어떻게든 페달을 밟아 나간다면 완주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교훈을 얻었었기에, 목표가 완주 그 자체라면 가능 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대전에 도착하니,  자당의 현승씨님과 Anvi님이 내려오셨네요. 반가운 ~ 얼굴들~~ 






현승씨님은 오늘도 블링블링한 몰튼을 대리고 내려오셨네요, 정말 로드로 달리면 더 편히 빨리 달릴 수 있음에도 아끼는 미니벨로와브레베를 함께 하시는 분들 정말로 멋지고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출발전 기념사진도 한장 찰칵! (저 반장갑, 제가 미쳤나봅니다 )


잠시 출발전에,


날씨를 고려 해서 긴빕과 긴져지, 위에는 두께감있는 소쉘자켓과  음..그리고 버프를 챙겨오긴 했는데 사실 고민하다 니워머를 두고왔거든요, 그런데 마침 출발점이 자전거 샵이기에 ..  왠지 모를 불안감에 하나 구입하기로 합니다. 


살까말까 하던 저에게 할인도 해드릴테니 왠만하면 사서 가시라고 조언 해주신 잘생긴 대전샵 직원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참내 이걸 안샀으면 어떻게 됬을지 정말 아찔합니다 크크.. 지금에야 헛웃음이 나네요


1. 출발~


검차와 모든 준비를 마친뒤 8시 땡과 동시에 다같이 출발했습니다. 처음에 길을 해매서 단체로 코스를 반대로 달릴 뻔 했지만 이내 반대방향이라는 안내에 다들 돌아섭니다 


대전 400 브레베의 코스는, 



한참을 대전 시내를 통과한 다음,  자전거길을 달려  cp1-오송(38km) 지점까지 가고 그뒤로는 자전길을 조금 더 달려  cp2-음성(98km) 까지 가게됩니다. 


대전 시내를 통과할때는 여느 브레베처럼 출발 신호에 맞춰 우르르르 때를 지어 달려 나가게 되는데요 이때.. 충대 앞 사거린가 삼거린가 쯤에서, 좌회전 신호가 있어 안비님과 횡단보도에서 대기 하고있는 중에


좌회전 차선을 왕창 점령한 란도너들을 보면서

'어머어머 어쩜 저래 들 위험하게.. 사고나면 어떻게해!' 하는 여성분 목소리가 들리는군요? 

'그러게요.. 사고라도 나면 브레베는 어떻게하라고' 하고 보니


자당의 브레베여신 형광요정님 같습니다. 실제로는 처음뵈어서 깅가밍가해 여쭈어보니 맞다 하시네요 



선두팩을 저 멀리 보내주긴 했지만 여기서 한동안 형광요정님과 안전히 신호를 지키며 시내를 빠져 나갔습니다.


잠시 달려가다보니, 역시 안비님은 페이스가 좋으십니다..  3주간의 공백이 어느 시점엔가 분명히 혹독한 응징을 해오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가슴속에 살짝 피어오르고 있었지만.. 일단 퍼질때 퍼지더라도 열심히 로테도 돌아보고.. 힘을 내 달려봅니다.


선두팩을 다 잡고 잠깐 선두팩 피를 빨까 싶은데, 안비님은 마치.. '그런게 어딨냐?' 며 그룹으로 온 팀들의 트레인을 다 찢어버리며 질주하시네요



제 바로앞에 드랍을 잡은 안비님이 보이시죠? 치고 나간다는겁니다 =_=..  저 앞의 팩은 먹잇감일뿐.. 뒤에 침흘리던 저는 입도 뻥긋 할 수 없었..


 ..열심히 따라 달리다보니 순식간에 CP1에 도착했습니다.


cp1에 도착하니 시간이 아직 이르기에  간단히 커피만 한잔 마시고 출발 하기로 합니다.  


cp1을 지나 한 50km 지점 쯤 갔을까요...  진짜 순간이더군요


3주간의 초기화가 응징을 해왔습니다. 푸쉬쉬쉬쉬.. 시동이 꺼져버리더군요 ㅠㅠ


갑자기 몸이 잠기면서 평지에서 25 이상을 밟을 수가 없었습니다. 인제 50키로 왔는디... 안비님께서는 끝까지 저를 끌고 가려고 하셨지만 ... 제발 버려달라고 애원을 하여 안비님을 먼저 보냈습니다.


끝까지 같이 가자고 하시는 안비님이 너무나 감사했지만 아닌건 아닌것 같았기에 .. 빨리 보내드렸습니다. 


급히 주머니에서 파워젤을 하나 꺼내 흡입하고, 초코바도 하나 꺼내 입속에 밀어넣어 몸을 달래봅니다 제발 완전히 퍼지지만 말아다오 하면서요


다행히도 증평을 지나 다음cp인 음성까지는  그럭저럭 평탄한 시내주행이었기에 업힐도 없고 하여 몸을 좀 달랠 수 있었습니다.


초반에 안비님과 저의 주행을 본 몇몇 란도너께서 흘러버린 저를 보면서 '아니 친구는 어떻게 하고?' 라고 물었지만 ㅠㅠ 제가 퍼저서요 보내줬어요 하고 답해드렸네요 ㅠㅠ.. (어찌나 자괴감이 들었는지 ㅠㅠ)


cp2(98km)에 도착하니 안비님은 진작 멀리멀리 가신 것 같고, 저는 다행히 완전히 퍼지진 않아 여기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편의점 죽과 황도 그리고 뻑가리를 한병사서 비상용으로 챙겨온 아민호워터를 털어넣고 한병을 다 마셨습니다.  거기다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시내를 탈출하기 전에 약국에 들러 근육 경련 개선하는 약도 하나 사서 챙깁니다. 심한 쥐가 올라와 버리면 거기서 끝이니까요.


자 이제부터 월악산 국립공원을 향해 출발입니다. 


cp2를 지나면  cp3(170)까지 88km 다음 cp4(262)까지 92, cp5(362)는 100 이렇게 cp간의 간격이 멀어지는데요,  그 뿐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산악 구간이 시작되기 때문에, 충분히 보급식을 챙겨야 했습니다.


저는 이 뒷구간에 대한 생각만 했지 cp2- cp3 구간은 밥을 먹고 간다는 생각에 대충 달려갔는데요.. 월악산 입구에서 배가 고파서 봉크를 맞을 뻔 했습니다.





쭈욱 월악산을 향해 달려가던중  예쁜 비앙키를 타고오신 란도너께 '아우야 이거 배가좀 고프네요' 하고 '안녕하세요+컨디션좋으신가요?+힘내세요' 를 함축한 인사를 건냈더니만 


'하하 저기 오르막 끝에 잠깐 세우시죠~' 하시고는 본인 보급식으로 챙겨오신 에너지바를 두개나 선뜻 내어주시네요 


'어이구 이렇게 신세를 지네요 정말 감사 합니다' 라고 인사드리니

'저는 너무 과하게 챙겨서요^^ 저도 덕분에 짐을 덜고 좋죠' 하시네요.. 정말 어쩜 이렇게 귀하신분이 저같은 누추한놈과 라이딩을 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cp2에서 마구 입에 쑤셔넣은 아민호워터와  약국에서 산 근육경련 이완제 그리고 귀하신분께 나눔받은 에너지바 덕분에 몸이 완전히 퍼지지 않고 어느정도 회복이 되네요.


그렇게 조금 달려나가 보니 



월악산 국립공원에 들어갑니다. 즐기라네요 .. 즐....


월악산의 단풍은 정말 정말 멋지더군요, 몸 컨디션은 여전히 빨간불이 들어와 해매는 상태였지만 월악산의 그 산세와 울긋불긋한 단풍을 구경하며 살살 달려 나갔씁니다.


사실 작전을 온전히 '완주'로 포커스를 맞춘 뒤로는 뭐랄까.. 속도가 안나니까 느린채로 가능한 쉬지 않고 달려가려 했습니다 만





우와! 하는 육성과 함께 페달을 멈추고 사진을 찍어야만 했습니다.  전화기가 구형이라 사진이 너무 아쉽네요 ㅠㅠ


월악산 단풍이 너무너무 멋져 내년엔 어머니를 모시고  구경시켜드리러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말 설악산 부럽지 않더군요.


사실 월악산 구간은..정말 정말 좋았는데, 몸이 힘드니까 만사 짜증나는거 아시죠? '아 정말 3주간 뭐했냐..' 스스로를 자책하며 나아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


그렇게 월악산을 지나 CP3(170) 지점 편의점에 도착했습니다.


cp3에 도착해보니 편의점 사장님께서 자전거 거치대도 내어놓으시고 하셨네요? 그런데 알고보니 혹시나 싶어 꺼내놓았을뿐 오늘 란도너들이 달려오는지 모르셨답니다.  운영진의 연락처를 부탁하시기에 랜도너스 홈페이지를 알려드리고 나왔는데 한참뒤에 보니 브레베 카드에 운영진 전화번호가 있었네요.



자 이제부터 170-363, 200km의  대전400 브레베의 하이라이트가 시작됩니다.


2. 지-옥.


4시 반쯤 되었을까요.. 슬슬 해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날이 추울거라 생각은 했지만 벌써부터 그늘에 들어가면 아찔하리만치 춥더군요. 급한대로 CP3에서 핫팩을 여러개 구입해 몸에 붇쳐 출발했는데 과연 충분할까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cp3에서cp4(상주) 까지는 이 코스에 가장 큰 업힐인  빗재와 벌재 콤보가 있는데요.. 사실 해 지기전에 여길 꼭 빠져나가고 싶었습니다. 


두 고개가 연달아 나오고.. 고도는 약 600미터.. 뒤의 벌재는 그럭저럭 올라갈만 했는데 와 앞의 빗재는 꽤 힘들더군요.. 몸이 이미 만신창이인 상태여서 더 그러했겠지만 초반엔 그냥 올라갈만 했는데 막판에 경사도가 꽤 있더군요 스트라바로 구간을 열어보니 14~16%정도가 찍히네요.. 


생존을 위한 와리가리를 수도 없이 반복한 끝에 두 업힐을 무사히 통과 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다리에 쥐날까봐 어찌나 쫄았는지 모르겠네요



자 이제 그래도 제일 큰 업힐은 마쳤다는 기분좋은 마음으로 전조등과 후미등을 켜고 내려갑니다. 

cp4 상주까지는 아직도 한 50키로 남은 것 같네요.


상주 까지 가는길에.. 7시쯤되니 이미 해는 완전히 떨어졌고 야간 라이딩이 시작됨과 동시에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월악산도 지나왔고, 큰 업힐을 빠져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가민은 저를 자꾸만 첩첩산중 속으로 대려가더군요


정말 시컴컴한데 주위를 둘러봐도 불빛 하나 없는 사방이 산에 둘러 쌓여있는 길을 계속 달려나갔습니다. 날은 이미 엄청나게 추워졌고 cp에서 사온 핫팩을 목과 등에 붇치고 달리기를 그렇게 한시간 ? 두시간? 저 멀리 마을의 불빛이 보이네요 


어찌나 정말 어찌나 반갑던지 다행히 편의점은 아니지만 마트가 열려있습니다.. 냅다 들어가서 빵과 따듯한 커피를 한잔  마셨습니다.



검색해보니 여기네요. 여긴데.. 마트 할머니께서 아까전에도 총각 또래 한사람 지나갔다고 그양반 직장다닌다든디 .. 직장다니냐고 물어보시는게


왠지 안비님이 아닐까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한참전에 지나 가셨겠지요. 제가 너무 춥다고 우는소리를 하니까


'엄마가 시켜서 하는거였어봐' 라고 일침을 나리시네요 읔..  내가 좋아서 여기까지 온거 맞습니다 ㅠㅠ



 보급을 하고 또 캄캄한 밤을 달려나가는데


정말이지 무섭더군요 여기가 도대체 어딘지도 모르겠고.. 계속 산속을 달려갈 뿐입니다. 


상주cp (263)에 도착하니 그 도시의 불빛이 정말 어찌나 반가웠나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저는 cp에 도장만찍고 고민없이 모텔방으로 돌진했습니다. 이거 한시간이든 두시간이든 자고 몸도 뜨신물에 지져야지 밤새 달려서는 결국 무슨 사단이 나든 완주하지 못할것 같았거든요.  출발하기 전에 -_-현님께서  '분명히 해지면 날씨가 미친듯이 추울거다 모텔값 아끼지말고 방잡고 편히 한두시간이라도 자라' 고 해주신 말씀을 따르기로 한것이죠


400브레베에 두시간 자러 가는 모텔비 4만원이 추가 지출됨은 마음이 쓰리지만  지금은 달리 선택지가 없었습니다.


모텔방에 들어가서 뜨거운물에 허벅지와 종아리를 열심히 맛사지 해주고 후미등, 휴대폰, 가민을 충전해 놓고 바로 침대위에 눕습니다


딱 두시간 자고 12시에 모텔을 나섰네요..  자고 나와서 그런지 확실히 페달을 밟아 나가는 속도 자체가 벌써 3-5키로는 속도가 올라갑니다. 


상주를 떠나기 전에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 근처 편의점을 이잡듯 뒤져 핫팩을 사기로 합니다.


하지만 cp를 포함한 처음 두세군데는 핫팩이 없거나 이미 동났더군요.. 다행히 핫팩이 남은 편의점이 있었고  세개 더 구입해 배에 하나 붇치고 있는데, 편의점 사장님이 말씀하시길


'그 아까 그양반은 다리에 붇치던데'


그말을 듣고 저도 살까말까 고민하다 사온 니워머 속에 핫팩을 넣고 워머를 올려 입었습니다. 아주 좋더군요! 이걸 안 사왔더라면 하..


이제 다음 cp인 금산을 향한 100키로미터를 달려나갑니다.


사실 진짜 지옥은 여기서부터 금산까지의 100키로 구간이었습니다....


새벽이 되니 낮과 밤의 기온차로 인한 안개?가 엄청 짙게 내려 깔려왔고 기온은 가민상으로 0도. 체감온도는 진즉 영하로 떨어졌습니다. 문제는 그것 뿐 만이 아니라


아니 이놈의거 자꾸 산속으로 가더라 말입니다.... 추워 죽겠는데요 자꾸 산속으로 들어가요.. 아무리 둘러봐도 불빛은 1도 없습니다.


자꾸  시컴컴한 산중으로 밀어넣습니다.. 길가에는 고양이부터 고라니 뭐 정체를 모를 동물의 사채를 한 대여섯번 피한것 같습니다. 밟았거나 혹시 서있는 녀석을 마주했다면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두시간 잠을 자고 나왔음에도 몸이 피로하니 졸음도 몰려오더군요..  잠깐 버스정류장에 자전거를 세우고 10분만 잘까 했는데 이거야원 잠깐만 쉬면 다시 출발할때  찬바람을 맞으면서 온몸에 한기가.. 이까지 딱딱딱 소리가 날만큼 떨리는 그런 추위가 덮쳐오니 쉬는게 너무너무 무서워 지더군요.


진짜 이거 이러다 오늘 조난당하는 사람 나오는거 아닌가? 당장 내가 119 부르게 생긴 판인데? 하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속도가 느리다곤 해도  두시간 이상을 안쉬고 페달링 하는건 정말 힘이 든데.. 브레베 하면서 아마 최장시간 무휴식 라이딩 한 것 같습니다.. 쉬는게 너무 무서웠거든요.


그러다  300키로가 조금 넘은 지점에서 편의점이 하나 있어 거기서 쉬었고.. 또 산속을 열심히 달리다가 355키로 지점 쯤  가니 제원리? 마을이 하나 나왔는데  마트는 문을 다 닫은게 뻔해 보여서 파출소 신세를 졌습니다 ㅠㅠ


당직근무를  서고 계신 경찰관께서 이 추위에 무슨 자전거를 타시냐고 깜짝 놀라시네요. 잠시만 몸을 녹이고 얼른 CP까지 마저 달려갔네요. 


이 100키로 구간은 정말 역대 최고로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던것 같습니다 정말이지 돌이켜보면 그 구간을 어떻게 달려갔나 모르겠을 정도로요.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순간적으로 그 한기를 몸이 기억해내어 부르르 떨리네요


칠흙같은 어둠속에 첩첩 산중으로 밀어넣는 코스를 보면서 .. 솔직히 코스 디자인하신분 욕 많이했습니다  ㅠㅠ..  (컨디션 조절도 안하고 400 달리러온 니탓은 안하냐..)


금산CP(363)에 도착하니 정말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 ..드네요.




3. 마무으리


금산cp에 쉬고있으니 부부로 보이는 랜도너 두분이 오시네요.  같이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따끈한 오뎅을 한그륵 먹습니다. 이 길 위에서 마지막 식사라 하면서요


두분도 이런저런 브레베를 많이 달리신 분 들 같더군요.  저도 나름 이코스 저코스 브레베를 꽤 달려봤지만 오늘이 제일 힘들다고 말하고 단호히 오늘로써 브레베는 그만한다고 선언 하니까


박장대소 하시네요 ㅋㅋ 그런사람 여럿봤다고. 네 저도 ..많이봤습니다..ㅠㅠ


마지막 금산cp를 지나 대전으로 들어오는 길에도 몇개의 낙타등이 나타났습니다만, 칠흙같던 어둠이 걷어지는것 만으로도 주행 난이도가 절반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었기에 기분 좋게 대전을 향해 달려왔습니다.


4. 에필로그


정말이지 2016년, 골프 연습장을 무너트린 태풍이 오던 날 밤의 플래시를 제외하고 제가 달려본 란도너링 중 가장 힘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쉬운 브레베는 없다곤 합니다만- 해가 짧은 시기의 400 이상의 브레베는 주 야 간의 기온차이도 심하거니와, 긴 야간라이딩을 감내 해야 한다는 것 자체로 난이도가 많이 올라간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건 집에 와서 잠을 한숨 잔 후에야 생각한건데,  평소에 체력적으로 충분히 준비를 하고 브레베에 출전하자고 다짐했습니다. 몸이 이미 너무 힘들어 버리니까 준비 없이 이 힘든 도전에 덤벼든 제 자신탓은 안하고 코스탓, 브레베탓,  날씨탓,  계속 짜증만 내면서 내가 좋아서 시작한 이 도전을 경멸하게 되버리더군요. 


그 좋았던 월악산의 단풍을 투정부리며 지나왔다니 정말 한심스럽습니다..


대전 브레베는 처음 출전해 보았는데, 진행을 도와주시는  파르마 바이시클 샵의 직원분들의 친절과 노고에 큰 감사를 드리고, 보급식을 나눠주신 예쁜 비앙키를 타시던 란도너분,


그리고 그 작고 너무나도 예쁜 몰튼을 달려 칠흙같은 어둠속 첩첩산중을 완주하신 자당의 현승씨님과 엄청난 페이스로 이 험한 코스를 주파해내신 Anvi님, 남자인 저도 감당하기 지옥같았던 밤의 라이딩을 달려내신 형광요정님 정말 너무나 멋지고 대단하시다고 생각하고


마지막으로, 

2018년 10월 20일 대전400 브레베를 달린 모든 분들께 존경의 박수 보내드리며 후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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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대구 600k 브레베 후기.

클리앙 자전거당에 작성한 후기를 백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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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구600k 브레베에 다녀왔습니다..


도대체 뭐라.. 정리하기 힘들만큼 긴 여정이었기에 후기를 몇번이나 썻다 지웠따 썻다 지웟다 반복한것 같네요


블레어님과 같은 필력은 저에게 있을리 만무하므로.. 제 나름의 유머러스함으로 풀어보겠습니다..


**기억의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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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600키로를 가자고?


아무것도 모르는자의 즐거운 마음으로 도전했던 지리산200을 다녀와, 플래시에서 눈물의 DNF 그리고 울분을 토해내듯 달려낸 서울300...


그리고.. 무모한 도전이라 생각했던 서울400까지..


그 여정에는 팀불나방 도 있었지만 스마일맨이라는 기묘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이 남자를 꼬셔서 지리산200에 끌고갔떤게 제 죄라면 죄일까요?


그는 언젠가부터 저에게 '600고, 슈랜 ㄱㄱ' 를 얘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얘기했죠


'이양반아 그게 어디 쉬운 거리 인 줄 알고... 진지하게 엄청난 도전이라고.. 300도 뒤지는줄알았어!'


하지만 그는 굴하지 않았습니다 '아 뭘 잘타면서 ㅋㅋ 할수있땅께 걍하면되 슈퍼 랜도너 해야지? '


그렇게 저는 대구600km 브레베에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1. 출발지로 ...


토요일 근무를 해야하는 저로써는 600과 400을 연달아 출전하려니 2주 연속 결근을 매우기란 쉬운일이 아니었습니다 .


평일에 그 일들을 최대한 해내야 했죠.. 결국 저는 브레베 출발 전날인 금요일 밤 늦게까지 일을 해야만 토요일 일정을 비우고 대구에서의 라이딩을 할 수 있었고


안양에서 8시 퇴근, 9시에 자전거와 짐 수령, 10시 고속터미널 도착, 밤 11시 대구행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다행히 우등버스의 1인석에 자리를 얻어 눈을 붇쳤지만 ..긴장때문인지 영 잠이 오지 않더군요..


결국 버스는 2시가 넘어서 서대구에 도착했고 저는 숙소를향한 한시간의 라이딩끝에 새벽3시 숙소에 도착합니다


도착 하자마자 눈을 붇친다고 붇쳤으나.. 잠깐 '앗' 한사이에 4시가 되었고 새벽 부터 출발을 준비하는 움직임에


더이상 눈을 붇칠수가 없기에.. 간단히 세면을하고 마음을 가다듬으며 준비에 돌입합니다.


블레어님과 스마일맨님이 일어나시고 함께 간단한 식사를 마친뒤 서로의 준비상태를 점검하고 함께 출발지로 이동합니다.


출발지에 도착해보니, 대구 로컬이신 마실님과 서울에서부터 지원을 나오신 라이천령님 그리고 란도너 운영위원분들..


여러 분들과 우리의 여정을 축하하는 인사를 나누고 사진을 찍으며 긴장된 마음을 정돈하며 출발을 기다렸고


비로소 얀회장님의 출발선언과 함께 우리의 여정이 시작됬습니다.



2. 출발 그리고 cp1


그 어떤것도 ‘시작’ 혹은 ‘출발’ 신호는 참으로 사람을 설레이게 하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렸을적 키가 매우작았떤 저는 시험을 치를때면 제일앞줄에서 시험지를 받아 뒤로 넘겨주곤 했었는데..


그때도 제일 먼저 그 시험지를 받아 들었을 때 는 그 어떤 시험에대한 두려움보다 ‘시작됬다’ 라는 설레임에 두근거리곤 했떤 것 같습니다.


연애도, 무대위에서의 공연도 ‘시작’에는 아찔하리 만치 설레이는 두근거림이 피어오르기 마련이죠.


그래서 앞으로 튀어 나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 으잣! 한번 달려 가보자!' 하면서 말이죠


헌데, 5키로나 달렸을까요...


왼쪽 무릎을 중심으로 외측면에 길다랗게 통증이 ...전해오기 시작하더군요......


‘이거 장경인대....같은데 왜...?’


얼마 달리지도 않았고 ..속도를 낸것도 아닌데 심상치 않은 통증이 나타나니 너무나 당황스럽더군요,


통증의 느낌이 지난 플래시때 빈스님께서 호소하신 그것과 너무나 흡사해


‘이거,, 장경인댄데 ..아 이거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시큼 시큼 한 통증이 옵니다.. 하지만 이왕 출발한거 ..DNF 할 때 하더라도 갈때까지 가보자는 마음으로 페달을 밟아봅니다.


100명이 채 안되는 출발 인원이었기에 크게는 길게 같은 팩이었지만 앞서나가는 란도너들에 붙어 달려나가봅니다. 기분 좋은 상쾌한 아침 날씨, 강변을 따라 나있는 자전거길을 달리는 란도너스의 무리는 긴 여정의 시작으로 너무나 환상적인 기운을 전달해줍니다.


얼마쯤 달렸을가요, 앞에 분들이 가민이 알려주는 코스와 다른길로 진입합니다. 뭔가 이상한데? 앞에분들과 의견교환을 시도하자 맨앞에 로컬로 보여지는 분들의 이야기는 ‘이길로 가도 만난다’ 라는거였고 그대로 따라가 보기로 합니다.

하지만 이내 그분들 내에서도 ‘이거 아닌것같다 너무 돌아가잖아’ 라며 의견이 갈리기 시작했고 .. 이때 마침 체인이 툭 빠지면서 이분들과도 헤어지게 됩니다.


이분들과 헤어지고나니 아무생각이 안들더군요 결국 저는 온길을 돌아 코스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코스로 돌아와서 보니 거의 대열의 맨 꼴지가 된 것 같았습니다 아무리 달려도 란도너들은 보이지 않았고 한참을 달린 뒤에아 한두분의 란도너를 만날 수 있었으며 CP1에 도착했을 때 이미 블레어님과 스마일맨님을 포함한 여러 란도너분들은 보급을 마친 상태더군요.


블레어님과 스마일맨님을 붙잡을 수는 없고 먼저 보내 드리면서 이내 따라가겠노라 말씀드려봅니다.


하지만 이때 이미 제 왼쪽무릎은.. 댄싱을 칠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토크를 줄 수도 없었고요 .. 제 라이딩에 온니케이던스, 댄싱불가 라는 두가지 락이 걸리게 됩니다.


급히 cp에서 파스를 구입해 넓직넓직하게 왼쪽 무릎의 위아래를 감싸 붇칩니다.. 가고싶습니다 최대한 갈수있는데 까지 말이죠..


그렇게 보급을 마친뒤cp1을 박차고나가 다음 cp를 향한 여정을 이어갑니다.



3. cp1 -> cp2 뙤양볕과 목마름과 보급과 란도너.


얼마를 갔을까요?


함참을 가다보니 저 앞에 블레어님과 스마일맨님이 뭔가를 정비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펑크일까 싶어 가까이 가보니 블레어님의 새들백을 고정하고 계시더군요 함께 휴식을 취하고 비로소 셋이서 함께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 달리기 시작했고 시골의 버스정류장을 겸하는 슈퍼에서 우리는 멈춰섰을 때 35.9도를 넘는 폭염이 우리를 덥쳐왔고 ‘이건 너무하다’ 라며 많은 란도너들이 우리와 함께 멈춰서 물과 화장실을 찾았으며 이때 블레어님의 아이디어로 꽝꽝얼린 얼음물을 있는대로 구입하여 등에 꼽고 라이딩을 재개하기로 합니다.


cp2인 영덕까지 가는 길에서 우리는 37도에 다달으는 폭염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가는 도중 업힐의 가운데에 자전거를 세우고서 지나가는 우리를 향해 ‘무.. 물좀 있으면 나눠주세요’ 하는 지친 란도너와 마주했고 다행히 등에있는 물을 하나 나눠 그 분을 구제할 수 있었습니다


그 타는 목마름 .. 이해할 수 있었거든요


이 뙤양볕에 다음 보급 어디있을지 알수도없고, CP는 아직도 거리가 꽤있는데 물이 동났다 라...


지난주 서울400에서 탄천물을 핥아먹을뻔 했떤 저의 처지와 어디선가 나타나서 물을 나눠준 란도너들이 떠올라 단 1초의 고민도 없이 등뒤에 물을 내어 줬던 것 같습니다.


그럼 잠냥 당신은...?


저는 아직 물통에 물이 남아있었기도 했거니와, 이런 일을 예측이라도 했다는 듯.. 얼음물을 ‘두 개!!!!’ 등에 꼽고오신 블레어님이 계셨기에.. 무사히 라이딩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경험과 한순간의 판단이 여러사람을 구제하는 순간이었다 랄까..


무튼 그렇게 저희는 서로를 도우며 영덕까지 진행합니다.


4. cp2 -> cp4


cp2 영덕에서 cp3 울진을지나 cp4삼척까지는 쭉 동해안을 따라 올라가게됩니다.

영덕에 도착했을 때 스마일맨님의 자전거에 문제가 심각하다는걸 발견합니다. 수리가 없이는 더 이상 라이딩이 힘든 지경에 이르렀기에.. 가까운 샵을 검색해 수리를 하기로 하고 저랑 블레어님은 먼저 달려 나가기로 결정합니다.


과연 잘 수리하고 뒤이어 달려올 수 있을런지.... 블레어님과 걱정을 나누며 달려나가고 있을 때 이게 웬걸, 왠 꽃밭에 자전거 세워놓고 신발도 양짝 다 벗어서 레버에 걸고 신이난 채로 사진을 보내오지 뭡니까?(....왠 꽃놀이 나셨어..)

[img][/img]


이때 우리는 걱정은 접고 우리 갈길을 가기로 합니다..


1200k의 코스 역시 이 동해안가를 달리기에, 600k 출발전 이 길을 달려보신 그랜드란도너 분들의 조언을 구했을 때,


‘해안가의 낙타등이 만만치 않을거다.. 보급도 만만치가 않고.. 날더운데 해산물 먹지말고, 소금바람에 덤벼들지 말고..’


이런 말씀들을 해주셨기에 조금 걱정은 하고 왔지만 해안가의 낙타등이 이정도로 업다운이 꾸준하리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주욱이어진 ‘파도가 부서지는 바닷가~’ 를 달려 나갈 줄 만 알았지 .. 동해안에 그렇게 해안절벽이 많을거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몇 개쯤 낙타등을 넘었을까요, 우리는 해안가 언덕위의 팔각정에 잠시 자전거를 세우고 휴식하기로 했고 선크림을 바르며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옆에는 소풍나온 가족의 삼겹살 파티가... 참 뭐랄가 마음이 ..


무튼 우리는 다시 라이딩을 재개했고 슬슬 밥을 먹어야 했는데 중간중간 편의점에는 이미 지나간 란도너분들의 흔적이랄까? 김밥이 하나도 남김없이 동 나 있었고 우리는 해산물 말고 밥집 아무데나 장사하는데 있으면 들어가기로 합니다.


어쩜 그렇게 횟집 일색일까요? 아무리 해안가라곤 하지만 음식점이라고는 전부 횟집이거나 대게 라던지.. 하는 해산물만 취급하고 있더군요


백반집 한두집을 들어갔으나 장사를 안하고 있었고 이내 우리는 중국집 하나를 발견하여 말 그대로 자전거를 던져놓고 처들어가 볶음밥을 먹었습니다.


그렇게 CP3 울진에 도착했고 여기서 다음CP인 삼척까지는 약 7~80키로. 여기서 우리는 밥을 먹고 갈지 아니면 편의점에서 가능한 해결하고 삼척까만 어떻게든 가 볼지를 가지고 쉬고있던 많은 란도너들과 한참의 고민을 했습니다. 결국 우리는 빵과 김밥을 대충 먹고 삼척까지 가기로 했던 것 같습니다. 기억이 ...


해안가를 벗어나 내륙으로 진입해 삼척까지 가는길도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도대체 강원도라는 지역은 어떻게 된건지 가면 갈수록 우리를 첩첩산중속으로 인도하더군요. 자꾸만 산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해는 떨어졌고 한낮의 뙤양볕이 수그러들면서 쌀쌀한 밤기운이 돌기 시작했을때쯤 가정식 백반집에 들어가 끼니를 해결해야만 했습니다. 밥때가 된것도 있었거니와 지금 먹어놔야 떨어지는 기온을 버텨낼 수 있을 것 같았고 삼척까지는 아직도 거리가 꽤 남았거든요.


백반집 이모님께서는 장사를 마무리 한 시점이셨기에 밥이 모자랄거라며 라면까지 한사발씩 두 개 끓여 내어주셨고 몸이 지칠대로 지쳐 밥맛이 떨어졌기에.. 잘 들어가지 않았지만 ..


‘밥맛이 없어요 아 저는.. 못먹겠..’


‘이거 닭도 먹고 샐러드도 먹고 밥도먹고 라면도 먹어요 먹어! 다먹어!’


그 불호령에 최대한 밀어넣었고 그렇게 한끼를 해결하고 또 다시 삼척까지의 여정을 이어갑니다. 밥짐을 나서는데 라이트를 키고 야간라이딩을 시작한 란도너분들이 지나가시더군요.


화이팅! 한마디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둠을 뚫고 한참을 내륙으로 들어가서야 삼척CP가 있는 시내로 진입할 수 있었고 여기가 맞는건가 싶을정도로 조용한 주유소 내의 편의점CP에 도착하게 됬습니다.


CP4임을 확인하고, 브레베카드에 체크를 받고 보급을 하는 사이 몇몇 란도너분들이 도착했으며, 도착한 몇몇 란도너분들께서 도계까지는 무조건 가기로 계획했음에도 불구하고 체력이 바닥나 삼척에서 휴식을 취하겠노라 하십니다.


저와 블레어님도 무조건 도계까지는 가는걸로 계획이 되어있었지만 애초의 예상을 훨씬 넘어서는 날씨와 코스의 난이도에 체력을 너무 많이 빼앗겨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서.. 제가 가자고, 블레어님 도계까지 가자고..


여기 딱 300키로 턴어라운드 장손데 여기서 쉬면 나 남은 300키로를 달리기 힘들것같다고. 설득하기 시작합니다.


저는 이제부터는 온전히 멘탈과의 싸움이라고 받아들인 상태였기에


가능하면 쪽잠이라도 자고 나왔을 때 전날 달린거리보다 적은 키로수가 남아있어야만 멘탈이 버틸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깐 쉬고 나왔는데 어제 하루종일 달려온 거리와 같은 키로수, 300키로를 똑같이 내 달려 가야 한다는 현실에 직면하면 ..


그건 마치 군에 입대하여 그 해를 채우고 처음 해가 바뀌었을 때, 그 한해 온전히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군대안에 있어야 한다는 팩트에 직면한 그 순간과 같은 멘탈붕괴에 빠져들 것 같은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블레어님을 설득했고 제 고집을 받아주신 블레어님과 도계로 달려나갑니다. 이때가 아마 밤 11시 즈음 이던가 11시 30분 즈음 이던가.. 아무튼 완전히 어둠이 내려앉은 시간이었습니다.


도계는 삼척에서약 30키로거리. 태백산맥 중턱에 자리한 산동네인데 .. 이때 이미 완전한 야간라이딩에 돌입한 상태였는데


도계로 들어가는 길이 곧 태백산맥으로 들어가는 길이라는걸 알고야 있었지만, 이렇게 무서운 길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상태였습니다.


길은 우리를 자꾸 시컴컴한 첩첩산중으로 안내하는데, 가로등은 있는둥 마는둥, 그 밤에 어딜가는지 승용차들은 그 산속을 뚫고 질주를 하더군요, 나중에 블레어님께 들어보니 강원랜드를 오가는 사람들이라고 하셔서 그때 알았습니다. 술에 취한 사람들을 태운 차들은 칠흙같은 어둠속에 산속으로 들어가는 자전거를 향해 알아듣지도 못할 소리를 질러댔고 아슬아슬한 주행을 이어갔습니다.


아무리 가도 도시의 불빛이 보이지 않고 체력은 리미트에 다달한 상태였기에 마음속에 두려움이 살금살금 피어오르고 있는 찰라에


블레어님께서 급히 정차를 하자 하시네요


갑자기 몸상태가 매우 안좋으시다며.. 봉크기가 있다 하십니다


저는 이때 살금살금 피어오르던 두려움에 완전히 사로잡혀버렸습니다


‘여기서 이 여정이 끝날 수도 있겠구나. 나 때문에...’


정말 두려웠습니다 여기서 내 고집 때문에 이 야밤에 이 산중에서 이 여정이 끝날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어찌할 줄을 모르겠더군요


내가 가진거라곤 양갱몇개와 파워젤 그리고 초코바 한두개..


마음이 급하니까 가진걸 다 권해보긴 합니다만...


블레어님께서 하시는 말씀 ‘지금 상황이 많이 안좋은데... ’


저는 여기서 라이딩을 끝내야겠다 라고 선언하실까 어찌나 두려웠나 모릅니다.


할말은 없고 걱정은 되고 하니 일단 도계까지 어떻게든 가 보자고 얼마 남지않은 것 같은데.. 라며 알지도 못하면서 거짓말 같은 이상한말을 일단 뱉어봅니다.


잠시 휴식을 취하신 블레어님께서 '갑시다! ' 라고 받아주셨고,


저는 작은 안도감을 얻어 최대한 블레어님을 끌고 어둠속을 질주해 나갑니다. 도계에 도착하기전에 다시한번 우리가 정차한다면 여기서 끝이다 라는 생각으로..


그렇게 얼마나 앞만 보고 달려 나갔을까.. 도시의 불빛이 우리를 반기더군요


‘블레어님 저기 모텔!!!’ 하고 소리쳤을 때 너무너무 마음에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모텔에 가니 이미 도착하신 란도너분들이 방을잡고 휴식을 취하고계셨고 조언에 따라 조금은 합리적인 가격의 모텔에 방을 잡을 수 있었고 들어가자 마자 장비를 다 벗어재낀채로 바로 씻고 쪽잠이라도 청하기로 합니다.

제가 먼저 후딱 씻고 나와 블레어님께서 씻으러 들어가신 사이, 가민과 휴대폰을 충전하고 자전거를 확인하는데 뭔가 이상해 욕실을 들여다보니


블레어님께서 탕에 물을 받아놓은채로 잠에 들어 계시지 뭡니까??


이거 저렇게 탕속에서 주무시면 큰일날 것 같은 생각에 블레어님을 불러 깨우기를 두어차례


눈을 뜨신걸 확인하고 ..03:20분에 맞춰둔 알람을 확인하고 엇! 한 순간


블레어님께서 저를 깨우시더군요


‘잠냥님 인나요’



2부에서 계속.. (너무기네요 죄송합니다)


2부=>

대구 600k 를 다녀와 뒤늦게 후기를 적었네요


너무 길어져 재미는 없겠지만 서도


1부를 작성한 만큼 마무리까지 남겨보려 합니다.


후기가 너무 늦어진 점 죄송합니다.


1부 -http://www.clien.net/cs2/bbs/board.php?bo_table=cm_bike&wr_id=744708&sca=%5B%ED%9B%84%EA%B8%B0%5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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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P4-> CP5 안동


어 벌써.......? 두시간은 1초만에 지나갔다랄까..


블레어님은 다행히 탕에서 나와 침대에서 주무셨나보다 하는 안도감과 출발전 잠을 한시간밖에 자지 못한 피로에 .. 너무나 졸려 ‘다 포기하고싶다’ 는 생각.. 여러 가지 생각이 겹쳤지만


어쨌든 가야지 하는 생각에 일어나서 빕 을 입고 주섬주섬 장비를 챙겨 다시 출발하기 결정합니다...


땀에 쩔은 빕과 져지는 어딘가 축축하더군요 일단 입은채로 헤어드라이기를 틀어 몸을 대펴봅니다.. 아아 졸립고 춥고.. 따뜻한 이불속으로 폭 들어가 버리고 만 싶습니다..


‘갑시다’


블레어님의 말씀에 짐을 다시한번 체크한뒤 자전거를 끌고 모텔방에서 나옵니다.


일단 먹어야 갈 수 있습니다, 모텔에서 나와 바로앞 편의점에서 간단히 빵 라면 김밥..으로 보급을 합니다.


너무졸립니다.. 정말 너무너무 졸립더군요...


금요일날 잠을 제대로 잤어야되는데.. 후회가 엄청나게 몰려왔습니다. 커피를 마시고 마셔도 잠이 달아나질 않아 정말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슬슬 걷어지는 어둠을 뚫고, 태백산맥을 정면으로 받아버리는 길을 따라 다시 페달을 밟아 나아갑니다.


앞에는 이번 브레베 최 ‘고’점 청옥산이 기다리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앞에 큰 언덕인지 산인지 가 하나 있고, 그 다음에 잠깐 다운힐 한다음 다시 나오는게 넛재(900m) 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갑자기 나타난 긴 언덕에 ‘아 이게 넛재군?’ 하고 넘었지만.... 다운힐 후 무거운 페달을 굴리고 또 굴려 앞으로 나아가다보니 탄광이 있던 도시를 지나, 무슨 영화 촬영지도 지나갔는데 .....


아무튼 이때까지 넛재를 넘은 줄 알았고 한참 뒤에 진짜 넛재가 나타났을때 그 높이 890여 미터에 질려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다행히 경사도 자체는 그리 빡쌔진 않았지만.. 댄싱을 칠 수 없는 무릎으로 그 긴 업힐을 넘다보니 정말 엉덩이가 질려버리는...


아무튼


넛재를 지나 태백산맥을 뚫고 다운힐과 평지가 주욱 이어지고 기나긴 다운힐속에 우리는 중간중간 정차해 휴식을 취하기로 합니다. 첩첩산중 태백산맥을 뒤로한 채 말이죠.


그렇게 태백산맥을 뒤로 쭈욱 내달리다보니 드디어

‘충청북도’를 알리는 표지가 나타났습니다, 드디어 이 지긋지긋한 첩첩산중을 탈출하는구나 하는 안도감에 강원도 ‘끝났다 !!!’ 하고 소리도 한번 질러봅니다. 정말 지긋지긋 합니다 내 이번시즌 다시 강원도 이 산골에 자전거를 끌고 진입하면 사람이 아님을,,,


그렇게 충청북도 에 진입해서 였을까요 분명히 강원도가 끝났는데 왜 업힐과 다운힐이 끝이 나질 않는거죠?


이쯤에서 두분의 란도너를 흡수하여 블레어님과 저를 포함해 넷이서 달려나아가길 시작합니다.


다음 CP는 안동.. 우리는 안동까지 나아갑니다


안동으로 나아가는 길은 정말 코스를 만든이가 누군가, 이 코스는 정말 너무하다.. 라고 서로를 위로하며

그렇게 우리는 가파른 오르막들을 오르락 내리락 안동을 향해 달려갔고 중간중간 마트가 보이는대로 정차하여 휴식을 취하곤 했떤 것 같습니다


몇 번째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블레어님의 후기속의 저와 블레어님이 빵을 입에 물고있는 그 보급처....


거기서 우리는 바나나와 빵 음료등 열심히 보급을 하고 출발했습니다 만, 달리다보니 함께 우리와 함께 달리던 라이더분께서 놀란목소리로


‘아니 물병 어딨어요 물병없네?’


‘네? 무슨말씀? 으잉?????????????????????????’


그렇습니다 저는 전 보급처에 물통을 두고 온거였습니다 ㅠㅠ


물통 큰거 달랑 하나 가지고와서는 그걸 보급처에 두고왔더군요 ....


하지만 너무 많이와버렸기에 다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왜냐구요? 보급을 하고 물통을 나둔채로 꽤나 긴 내리막을 지나 평지를 달리고 있었거든요 ㅠㅠ..


다행히 그분께서 자신의 물통을 한 개 빌려주셨지만 물은 없는 빈 물통.. 그거라도 어딥니까 너무나 감사하게 일단 받아서 끼워둡니다. 완주를 위해


하지만 물 없이 다음 보급처까지는 절대 네버 갈수가 없죠?


그때부터 블레어님 물을 뺏어먹으면서 버티기 시작합니다


‘뭐 물통을 두고와 ???? 아이고 당신이나 스마일맨이나 대~단한 인간들이야!’


누차 말씀드리지만 블레어님께서 고생을 너무 많이 하셨습니다 .. 정신적으로나 워터적으로나... .. 사랑합니다 캡틴불나방 ㅠㅠ..


그렇게 우리는 다음 보급처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이 작은 물통하나로 잘 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엄청나게 들더군요


일단 물을 만땅으로 마시고 만땅으로 채워야됩니다. 슈퍼에 들어가 보급할 물과 당분보급을위한 포도쥬스 그리고 빵같은걸 샀던 것 같은데


아니 글쎄


슈퍼에 왠 스포츠 물통이 랩에 싸여진채로 반짝반짝 빛이 나고 있지 않겠습니까?


저것은 무엇인가 하늘에서 나를 구원하시는구나 아이고 하느님 소리가 절로나오더군요


하얀색 뽀카리스웨트 물병, 크기도 큼지막하고 완전히 새것.


저는 바로 마트 주인분께 저 이거 저한테좀 파시면 안되겠냐 묻자


그냥 가져가시라며 내어주시면서 몇 개 더 필요하면 준다고 까지 하십니다


오오오오오오오오오..


아마 몇만원을 불렀어도 저는 샀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전거 용도는 아니어서 덜그럭 덜그럭 했찌만 그게 무슨 중요랍니까? 일단 살고 봐야지요


떨어지면 주워서 다시 끼우고 타면되고 말이죠. 일단 그렇게 덜그럭 덜그럭 물통에 물을 가득 채우고 다시 안동을 향해 힘차게 출발 했습니다.


이때 쯤이었을까.. 해는 중천에 떴고 어제 우리를 힘들게 했떤,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폭염이 시작됬습니다.. 정말이지 모든걸 녹여버릴 기세더군요.


그때쯤이었을까요.. 어떻게든 버텨오던 왼쪽무릎의 통증이... 장경인대 부근의 통증에서 이제는 무릎 앞쪽에 극심한 통증으로 번져가기 시작하더군요..


다행히 아에 페달을 밟지 못할 정도는 아니고.. 때떄로 무릎이 끊어지는 듯 한 통증이 찾아왔습니다 ‘아아악’ 소리가 입밖으로 저절로 뱉어질만큼....


그때 계산을 해보니... 속도를 25 이상으로 내는건무리, 지금부터 25로 최소한으로 쉬면서 가면 어떻게든 시간을 꽉채워 완주 할 가능성은 있음.. 그러나 너무 타이트했기에 일행들을 잡을 수 없다는 결론이 났고


저는 무릎이 더 이상 속도는 무리다 먼저 가시되 제가 따라가지 않더라도 그냥 가시라, 내가 따라갈수가 없으니 서로 찢어져 페이스대로 가야 내가 완주할 수가 있을 것 같다 라고 전하고 보내드리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블레어님께서는 아쉬운 마음에 얼굴이 일그러지시면서도 ‘본인이 그렇게 해야 완주할 수 있을 것 같다니 알겠다’ 라고 말씀 하셨지만


뒤에 달랑달랑 오는 저를 끝까지 달고 달려주시네요.


그렇게 우리는 힘겨운 언덕을 넘고넘고넘고넘고 넘고 넘고 또 넘고 넘고 넘고 넘어


안동 시내의 CP에 도착하였습니다. 정말 CP가 어찌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배가 너무나 고팠기에 급히 근처 중국집을 찾아 들어갔고 또 한끼의 볶음밥을 먹습니다 곱빼기로!


볶음밥을 먹고 중국집 주인장께 혹시나 얼음물같은 것이 있을까 여쭙자 내어주신 두 개의 얼음물. 블레어님께서는 일행중 연배가 많으신분께 한 개 그리고 한 개는 저에게 내밀어주시네요


5. CP5-> cp no. 8 Finish 대구 강정보.


밥을 먹고나서 다시한번 말씀드립니다, 제가 페이스가 매우 ᄄᅠᆯ어진 상태니 뒤에 저는 신경쓰시지 마시라, 세분 페이스대로 가시면된다 그래야 ‘저도’ 완주할 수 있을 것 같다.


알겠다고 말씀 하시면서, 우리와 함께달린 분중 연배가 좀 있으신 베테랑께서 선뜻 약을 두알 건내주시네요 진통제와 근육풀어주는 약이라며 일단 먹어보라고.


감사히, 너무나도 감사히 받아 바로 입속에 털어 넣습니다.


약을 먹자마자 뿅하고 나타나는 그런 드라마틱한 약효는 마약이 아닌이상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간절히 바래봅니다


‘제발 약효과 나타나주길 제발제발’


그렇게 우리는 안동을 빠져나와 다음 CP인 안계를 향해 페달을 밟아나갑니다


안동을 시내를 박차고 나가는데, 기온이 37도에 육박합니다 땡볕에 달궈진 아스팔트는 오닉시아의 브레스라 해도 믿을만큼 뜨뜻한 지열을 뿜어냈고 아지랑이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미칠듯한 폭염... 그야말로 ‘마트가 보이면 무조건 물보급’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우리는 낙동강 자전거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한 마트에 보급차 정차하게됬고 저는 여기서 결정을 내립니다.


사실 이게.. 무릎이 아픈것도 있었찌만 정말 너무졸렸습니다.


안되겠다 일단 5분이든 10분이든 잠깐 눈을 붇쳐야 ‘살겠다’ 는 생각이 들어 먼저 가시라고 말씀드리고 마트 옆의 팔각정에 가서 들입다 누웠습니다.


사실 정말 지나는 길가에 팔각정이 보일 때마다 ‘좀 자고간다고 할까..’ 하고 고민을 한 스무번 정도는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등 붇치는 순간 ‘삑!’ 하고 1초만에 한 대여섯시간 지나가버릴까 하는 두려움이 너무 컷기에 그러지 못하고 있었는데..


정말이지 업힐을 하는데도 심지어 다운힐을 하는데도 눈이 스르르륵 감겨오더군요.. 거기에 폭염까지 덮쳐오니 더는 안되겠더군요.


그렇게 일단 등을 붇치자 마자 삑 하고 기억이 없습니다


눈을 딱 떳는데 다행히 시간이 많이 흐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왜냐면 앞의 마트에는 한무리의 란도너가 쉬고있었고 아직 뜨거운 뙤양볕은 그대로 남아 있었거든요.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는 확신이 없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건 분명하죠


일단 물을 양 팔토시와 헬멧에 뿌려 잠을 털어내고 부랴부랴 헬멧을 챙기고 자전거를 챙겨 페달을 밟아 봅니다.


아니 그런데?? 왼쪽 무릎에 있던 통증이 온데 간데 없이 말끔한겁니다.


뭐지이게? 싶었지만 ‘찬스?’ 라는 생각이 스치더군요, 기어를 아웃터에 걸고 척척척척 고단으로 넣고 밟아봅니다. 아프지 않습니다.


어쩐일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아프지 않습니다. 잠자면서 까먹은 시간+여태까지 기어오면서 까먹은시간 + 또 무릎이 아프기 시작하면 까먹게 될 시간 이 모든걸 최대한 만회할수 있는 찬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거기다가 이게 아프다가 안아프니까 신이나서 막 달려 나가 졌습니다 얼마나 달려갔을까요?


저 멀리 본격적으로 낙동강 자전거길의 시작을 알리는 업힐 같은 것이 나타납니다 뭔지 모르겠는데 큰 암벽을 끼고 주우우욱 올라가는 길이 보이더군요.


그 길에 다다르니 블레어님과 일행들이 뙤양볕과 질려버린 업힐에 체력을 보존하고자 자전거에서내려 걸어 오르고 계셨습니다


‘금방왔네?? 무릎안좋은데 끌어 내려서 끌어!!’


블레어님께서 호령 하셨지만


그 명에는 따를 수가 없었습니다


이 무릎이 언제까지 이런 기회를 줄지 알수가 없었거든요


‘갑자기 무릎이 좋아서요 일단 갈게요’ 그렇게 저는 솔로잉을 시작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팍팍팍팍팍팍! 최대한 달려나아가 봅니다 무릎은 괜찮습니다. 어쩐일일까요?


그렇게 팍팍 치고나가기를 한참, 이거 너무덥습니다.. 논밭과 강변을 끼고 낙동강 자전거길을 따라 다음 CP인 안계까지 가야되는데 너무너무 덥습니다 ..

오닉시아의 뜨거운 브레스를 온몸으로 받아버리는 기분입니다. 아아 10여년전 39명의 팀원들을 믿은채 벽에 기대어 오닉시아를 탱킹하던 그날이 스치웁니다. 공포를 까면서 말이죠..흠..


아무튼 너무덥습니다 덥다는 얘기고요


팔토시와 머리에 물을 뿌려봅니다 이미 미지근하지만 어쨋거나 물이 다으면 잠시나마 열을 식혀주니까


그렇게 한참을 가다가 자전거길에서 빠져나와 국도로 진입하는길목에서


좌회전 신호를 받아야되나 하고 코스와 길을 살피는데 우측 전방에(코스와 반대) 자전거가 한 대 서있지 뭡니까? 보니 마트네요 마트 일단 코스고 나발이고 마트로 진격합니다.


마트에 가보니 출발할 때 인사를 나눈 자당의 탙님이지 뭐겠어요?


너무나 반가운마음에 아이고 탙님 여기계셨구나 제가 살께요 제가 한번 사겠습니다 하면서


콜라와 아이스크림을 두 개씩 삽니다 설레임두개 빠삐코 두 개.


왜냐구요? 제가 브레베 출발전 탙님께 피닉스 라이트를 구입했는데.. 생각지도 않게 배송료까지 내주시고 배터리두개 빼고 싸게 팔아주시기까지 하셨는데 제가 감사하단 인사도 못드린게 생각이 났거든요


그분은 어쩐지 아이고 이거 이러면안되는데 하시면서도 제가 막무가내로 막 결재를 해버리니


아무튼 고맙다며 일단 아이스크림 두 개와 콜라를 받아들으십니다.


그렇게 우리는 등에 아이스크림 두 개를꼽고 콜라와 물을 충분히 채운뒤 다음 CP인 안계까지 출발합니다.


안계CP로 가는길은 한적한 논밭을 지나 시골길을 지납니다 한~참을 지납니다. 생각보다 거리도 꽤 되더군요 그렇게 한참을 가는데.. 너무더웠습니다


일단 빠비코를 하나 먹고. 물로 좀 버티다가 .. 설레임을 뜯어 먹습니다. 설레임이 이미 다 녹아서 쭉쭉 잘도 나오네요 아주 쫌만 더 늦게 먹었으면 뜨겁게 먹을 뻔 했네요.


그렇게 그때부터 탙님과 달려나갑니다. 쭉 달려나가는데 ....


보급처가 ..가도 가도 없습니다.. 아무래도 CP까지 갈 것 같은데 .. 물을 채울곳이 전무하네요


둘다 물통에는 최후의 한모금만을 남겨둔 상황까지 몰립니다.


‘어디 수도 있는 집 보이면 문 두들겨야겠는데..’

‘그래야 겠습니다 이거 이러다 죽겠네요 아이고야’


그렇게 저와 탙님은 수도꼭지가 있는 집이 어디 있나 두리번두리번 거리며 페달을 밟았지만 이게 사람이 사는집인지 아닌지도 모르겠고 정말 난감하더군요


그때!!!


아저씨 두분과 할아버지 한분께서 집 대문앞에 나와 뭔가를 고치고 계시더군요


더 지체할 수가 없이 일딴 사람있는 집이면 된다는 생각에 자전거를 새우고 집어 던지면서 여쭙니다


‘어르신 안녕하십니까 정말 너무 죄송한데 혹시 수도 잠시만 쓸 수 있을까요? 살려주십쇼’


우리 몰골을 보시고는 ‘아이고 이 더운데..’ 하시면서 집안을 향해 ‘여기 물좀 드려’


하시 네요 저와 탙님은 잽싸게 수통을챙겨 집안으로 들어가 인사를 드리니 아주머님과 할머니께서 뭔가 하고 계시더군요 뭐였다는 기억이 없지만..


인사를 꾸벅 드리고는 냉수를 내어주신다기에, 아이고 어찌 드시는물을 그냥 수도만 잠깐 써도 충분하겠습니다 하고 꿉뻑 인사를 드리지만


아이고 괜찮습니다 하시며 드시는 물을 그것도 정수기에서 뺀 물도 아니고 보리차 같이 끓여 드시는 물 같은데 .. 시원한 약물을 두병이나 꺼내 주시면서


아니 웬걸 수박까지 한쪽씩 하라며 썰어주시지 뭡니까


ㅠㅠ..


염치불구하고 너무 감사히 먹겠따고 꿉뻑 인사를 두 번드리고 껍데기 까지 입에 넣습니다


그렇게 물을 마시고 물통에 물도 가득 채우고서



‘할머님 건강히 오래 사세요! 너무 감사드립니다’ 하고 또 페달을 밟아 나아갑니다.


그렇게 민가에 처들어가 민폐를 끼치고도 한~참을 가서야 우리는 안계CP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말이죠, 자전거길에서 나와 두리번거리지 않고 바로 코스대로 쭉 달렸떠라면 반대쪽 길가의 마트에 세워져있떤 탙님의 자전거를 보지 못했겠죠? 그렇다면 이 민가까지는 아이스크림 두 개와 물도 없이 어떻게 왔을까.. 아찔한 생각이 듭니다.


‘신께서 돕는구나 ..할레루야 아멘’


그렇게 우리는 안계 CP에서 보급을 합니다 시원한 아이스커피와 이온음료 그리고 김밥도 두 개씩. 밥을 먹고 가기엔 너무 타이트하다는 생각에 김밥을 두 개씩 먹고 피니씨까지 가기로 합니다.


안계 CP를 지나면 칠곡CP까지 업힐이 두 개 남습니다.


‘두개 마지막 두 개남았네요’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마지막 업힐을 향해 전진하는데


블레어님께 전화가 옵니다


‘어디쯤갔어요? 몸은 좀어때요’


‘아직은 괜찮습니다 탙님하고 달리고있어요! 마지막 업힐 앞입니다’


‘오케이 들어가서 봅시다!’


이렇게 짧은 통화로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데 뒤에 오시던 탙님께서


‘저 .. 저를 다른분하고 햇갈리시는 것 같아서요 ’

‘네? 탙님 아니세요? 클리앙 분 아니신가요??’


‘아 네 아닙니다 저는 .. 랜사모만 눈팅하고 특별히 활동은 안하는데..’


???


사실 중간중간 이분과 만났는데 그때마다 블레어님과 이런저런 대화도 나누시고 저한테도 살갑게 인사를 주시기에


자당에서 저와 스말맨님 블레어님 빼고 탙님 이렇게만 이번 브레베에 나온 것을 알고 있었던지라


당 연 히 자당의 탙탖탗탇타.... 님 이신줄 알고 있었거든요


알고보니 그분은 랜사모의 초리님이셨습니다 -_-aaa


하지만 이제 와서 누구면 어떻겠습니까?

‘아이고 제가 오해를 했네요 하지만 누구면 어떻겠습니까! 같이 달리면 인연인거죠~’


이렇게 다시 인사를(?) 나누고 초리님과 함께 cp7 칠곡을 향해 달려갑니다.


칠곡보 cp에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업힐 두 개를 넘어 대구로 진입하는데. 그 업힐의 경사도가 정말이지 아 찔 하더군요..... 거짓말 좀 보태면 송추를 넘는 기분이랄까..


하지만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힘내어 넘을 수 있었습니다. 함께 달리는 동료도 있었고..


초리님과 마지막 업힐을 정복하고 그 위에서 잠시 감상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휴식을 가졌습니다.


‘드디어 마지막업힐 넘었습니다.. 정말.. 고생했어요 힘들었습니다’


서로에게 박수를 쳐 줄만 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운힐을 지나 자전거길에 진입해 칠곡보를 향해 달려갔고 한참을 달려 CP7 칠곡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칠곡에 도착하니.. 이제 골까지 자전거길 25키로 남았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또 물 채울일도 없는데 물병에 이온음료 넣고 이온음료병에 오렌지 주스 채우고 호화스럽게 가보기로 합니다.


다음 보급처가 어디일지 모르는 그런 두려움은 더 이상 없습니다.


이 물통에 담긴 물을 다 마셔버려도 상관없습니다.


마시고 싶은만큼 물병에 물을 쭉쭉 마시면서 자전거길을 달려나갔습니다.


지난 서울 400때도 그랬지만 이미 지칠대로 지친 란도너에게 피니시를 향한 루즈한 자전거길은 .. 어쩌면 차량의 위협에 노출된 국도변보다 더 지옥같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서울400때보다는 그나마 상태가 훨씬 낫다고 볼수 있습니다 왜냐구요?


물통에 뽀카리도 까득있고 등뒤에 오렌지 쥬스도 있지롱.. 그때는 탄천을 핥아먹을뻔 했..


아무튼.. 그렇게 초리님을 뒤에 달고 슬슬 자전거길을 나아가는데


해가 뉘엿뉘엿한 6시 경.. 일요일의 강변에는

주말의 여유를 만끽하는 가족들, 데이트를 나온 커플들....


나는 이 주말 무얼 하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쩌다 지금 내가 이 코스를 달리고있는걸까..


분명 시작은 플래시라는 그 어떤 타이틀에대한 욕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팀 불나방을 만났고 .. 수많은 베테랑 란도너분들을 만나 추억을 만들며 여기까지 온 것 같긴 한데..


‘왜 나는 이걸 하고있을까’ 하는 생각은 떨쳐버리기 힘듭니다. 육체적으로 너무나도 힘들어서 였겠죠..


아무튼 잡념이 너무 심하게 들어 더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페달링의 강도를 올리기로 합니다


33. 34.35 드랍을 잡고 최대한 땡깁니다 일단 완주점까지 달린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탙님 아니 초리님과 함께 달려오는데, 그 중간 시공오류로 보이는 심각하게 뾰족한 턱에 꽝하고 받았습니다. 다행히 저나 초리님이나 큰 탈 없이 욕만 한사바리 하고 지나칠 수 있었지만 ‘카본림이면 저거.... 작살나겠는데..’ 하는 의견을 주고 받습니다.


그 턱을지나 정신을 차리고 또 열심히 최대한 열심히 달려봅니다


가민에 코스 피니시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언제고 ‘골’이 보이기 시작하면... 짜릿한 에너지가 생겨나잖아요?


‘골 떳습니다!’


800미터 단위로 축소해 놓은 제 가민코스에 골이 보인다는건 정말 가까이 왔다는 얘기 거든요.


힘을 짜내어달려나갔고 저와 초리님은 37시간 11분에 힘겨운 여정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도착해보니 서울에서부터 키리님 내려와 계시더군요.. 서울 400때도 도착했을 때 그 새벽 반미니에 앉아계셨던 분은 나의 키리님이셨는데


오늘도 이 먼 대구까지 나와계십니다.


가슴속에서 왈칵 하고 눈물이 났지만 키리님 이먼데까지 어찌오셨냐고 손만 한번 마주 잡습니다. 라이천령님께서도 환한 미소와 박수로 환영해주셨고..


브레베 카드를 내어주고 막판을 함께 달려온 초리님과 뜨겁게 손을 마주잡았을때는


이 여정을 함께 한 전우애랄까? 뜨거운 무언가가 짜릿한 뭉클 하더군요. 함께 사진을 찍고....


감사했고 수고 정말 많으셨노라고, 또 뵙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인사와 함께.


그렇게 초리님을 보내고 나 때문에 너무나 고생이 많았을 블레어님을 기다립니다.


6. 귀환


블레어님의 도착 그리고 우리는 복귀길을 생각 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키리님께서 자기 차에 자전거 싣고 타고 가면된다 하십니다.


아 어찌 이런 파렴치한 몰골을 하고 는 감사합니다 하고 자전거와 몸을 키리님 차에 밀어넣고 거의 기절 해버린 것 같습니다.


그 야심한 밤을 세시간씩 운전하셔야될 키리님 생각에 버티고 버텨 키리님과 수다수다 해야겠다 라고 생각했지만 그거슨 기절잠...


그렇게 우리는 중간중간 휴게소에 들러 커피와 우동을 먹고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블레어님을 집앞에 내려드리고, 또 저까지 집앞에 내려주시는 오 나의 키리님..ㅠㅠㅠ.


키리님께서 집짝을 집앞까지 배달해주시고는


‘잘 쉬어요 ㅋㅋㅋ’ 하시며 댁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잠시후에 출근도 하셔야되는데 ....


2am..


그렇게 멀어지는 키리님 차를 한참을 쳐다보고서야 집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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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만들어진 코스라는점 그리고 전반기에 600까지 해결해보자는 욕심에 도전했던 대구 600이었습니다. 직전 주말 서울400을 달리면서 연달아 600을 달리는것과 더워질 날씨에 포기를 하려 했을 때 바로 취소를 했어야 했는데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실력이 미천한 것은 당연하고, 경험이 부족한 것을 또 한번 느낄수 있었으며 베테랑 분들게 참 많이도 배운 시간들 이었습니다.


끝까지 붙잡고 달려주신 팀 불나방의 위대한 캡틴 블레어님과 정신적 지주이신 여봉선님과 빈스님의 응원에 감사를 드리고, 지역 로컬이신 마실님의 전폭적인 지원과 나를 여기까지 달리게 만들어준 기묘한 남자 스마일맨에게도 너무나 감사하다는 인사 드리고

먼 서울에서부터 달려와 집에까지 배달해주신 오 나의 키리님 ㅠㅠ 여러분 키리님은 저만의 것이니 탐내지 마시길 바라고요, 라이천령 센빠이의 그 여러 가지 조언과 응원 그리고 마지막까지 도착하는 란도너들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시는 그 열정에 고개숙여 감사하다는 인사 드립니다.


또 걱정과 응원 그리고 조언을 아낌없이 보내주신 자당의 여러 당원분들께도 감사와 사랑을 보내드리며 이 뜨거운 열정의 산물인 코리아 랜도너스의 운영진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뜨거운 6월의 마지막에 대구를 출발하여 함께 달려나간 모든 란도너 분들의 도전과 열정에 정말 수고하셨다는 박수 쳐드리고 싶네요


제 이 후기도 그 언젠가 대구 600에 도전하는 분이 계시다면 일말의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으로


이 긴 여정의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CYCLE+SWIM 2018. 9. 14. 16:57

2018 랜도너스 브레베 광부광 600k 후기.

클리앙 자전거당에 작성한 후기를 백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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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도너스 브레베에 발을 들이던 순간부터, 누가 뭐래도 광주-부산-광주 600k 브레베는 한국 랜도너스 최대의 축제 그 자체임을 누누히 알고 있었기에

2016년 여름, 그 더위를 뚫고 대구 600을 완주했음에도, 신청했던 광부광 브레베. 전날밤 컨디션 유지 차 나갔던 야라에 고글안으로 벌이 침투해 눈두덩이를 쏘아.. 내려가지 못했고

 

2017년 마침내 광부광에 참여해 멋지게 출발했으나 한해 내내 저를 괴롭히던 무릎 부상의 재발로 부산에서 여정을 멈춰야만 했었기에

 

2018년, 저는 또다시 그 축제의 여정에 도전했습니다. 

 

GBG 바로 며칠전, 함께 내려가고자 했던, 제가 소속된  자전거당 브레베팀인 팀불나방 멤버들의 광부광 참여가 힘들게 되어 .. 저도 함께 김이 새 취소를 했었습니다만, 

 

팀 불나방의 얼굴담당 블레어님을 비롯한 다른 자당분들도 계시고, 작년 DNF 의 복수를 내년까지 미루는 것은 그것 대로 용납이 안되어져 취소 후 재신청을 거듭해 결국 광주에 내려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전날 일정을 소화하고 느즈막히 광주에 내려가니 먼저 방을잡고 주무시고 계시네요, 느즈막히 모텔방 문을 열어보니

 

블레어님이 쩝쩝 뭔가 맛있게 드시는 꿈을 꾸시는 듯 하더니만 '당신 또 늦게와서 잠 제대로 못자고 빌빌대고 아주 XXX XXXX XX 야' 하시는군요 ?  언능 씻고 내일을 위한 잠을 청해봅니다.

 

축제의 시작.

언제나 그렇듯 광부광의 출발은 정말 엄청난 기분입니다. G-B 300K에 참여하는 100여명 +  GBG 600에 참여하는 100여명이 동시에 뽷! 하고 출발하거든요.

 

 

많이 들 취소 하신 줄 알았는데, 사진에 빠진분을 포함해 자당에서만 스무분 가까운 멤버가 참여한 것 같습니다. 

단일 동호회 최다 참여가 아닐런지. 뿌듯하고 반가운 기분입니다. 곰곰님 여전히 눈팅 하고 계시겠죠?

 

이렇게 출발한 란도너들은 광주 시내를 질주해 50키로 지점 즈음인 cp1을 지나 지리산 둘레길을 통과해 120 키로 지점인 cp2까지 가게됩니다.

워낙 많은 인원이 출발하기 떄문에. 초반에 광주 시내를 힘내서 빠져 나오는게 그 이후 주행을 꽤 편하게 해준다는걸 다들 잘 알고 계셔서 인지.. 아니면 부산에서 끝나는 300러 분들의 페이스에 말려든건지 잘 모르겠지만, 꽤 빠른 페이스네요.

 

닉희님이나 간큰남자님 같은 베테랑 분들의 페이스는 이해가 되는데.. 왜 자꾸 빤스런님과 블레어님이 죽을듯한 숨을 토해내며 팩을 끌어 재끼는지..  블레어님은  페이스 이빠이 올려놓고는 잠냥 빨리 안끄냐!!! 하시는군요 ㅡ,.ㅡ

 

cp1까지의 페이스는 정말 무슨 그란폰도를 질주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렇게 자당 팩에 묻어 끌고 끌려가고 하는데, 갑자기 누가 뒤에서 스윽 나타나선

 

'잠냥님 페이스 너무 빠른거 아니에요?ㅎㅎㅎㅎ' 하시는군요

옷을 위아래 검게 입으셔서 누군가 하고 봤더니.. 그랜드 랜도너이신 Anvi님이시네요. 안비님하고는 지난번 강릉에서 처음 타봤는데.. 이분의 클래스에 취해 강릉에 대한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을 정도였다 뭐 그정도...?  흐익  이분은 어디서 나타난거야 싶었지만

 

태연한 척 '안비님 언제오신거에영' 하고 귀여운척을 했더랬습니다 

 

안비님은 조금 늦어 후미에서 출발하셨다고 하시더니 쭉쭉 끌어주시네요. 강릉에서도 느낀 바 있지만, Anvi님의 트레인은 탑승하고싶은 마음이 드는 그런..아무튼 타야만 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있어 붙어가 봅니다. (그랜드 랜도너의 위엄 같은거랄까)

 

그렇게 cp1에 갔떠니, 아니 이분은 또 언제 여기와있는건지, -_-현 님이 우리보다 먼저 cp에 와계시네요? 헣  

 

현님한테도 '현님 뭐 이렇게 빨리오셨어요? (우리도 죽을듯이 밟았는데 우리보다 먼저와있다니 ..)' 했더니만

 

역시나 광주를 빨리 벗어나시고자 무지 달려오셨나 봅니다.

 

cp를 지나 지리산까지 또 쭉 달려가는데 Anvi님과 둘이 자전거길에서  살짝 지체된 차에 블레어님 기차가 공도에 슝 지나가서 탑승해봅니다

 

근데 닉희님이 안계셔서  한참 앞에 가셨나보다 하는 찰라에 뒤에서 슥 오시더니만 이슬비가 내린 나무데크에 낙차를 하셨다 하시네요 

 

어깨가 좀 아프시고 행어가 좀 휘신 것 같다는데  다행히 주행을 이어가실만 한것 같습니다.

 

아 여기서 지리산 둘레길에 진입하기까지 약업힐이 계속 이어지고 닉희님과 안비님 그리고 저 이렇게 셋이 사부작 달려나가는데 닉희님이 자꾸 뒤에 살짝 처지신 아산코만도님을 콜업 하시네요  ' 대용아~~~~~~ 대용이 왜안오냐~~~~~~ 대용아~~~~~~~' 

 

그러니까 아산코만도님이 그 목소리를 들으셨는지 불음에 답 하듯 어디선가 '헥헥 죽겠다 헥헥헥' 하시면서도 나타나시기에 저도 저 산 아래로 '블레어형 어디갓나~~~~~~~' 하고 불러도 보지만

 

우리 블레어형은 부름에 답해주질 않네요 ..ㅠㅠ 너무합니다. 어디간거야 도대체 ..

 

그대로 쭉 달려와 지리산 둘레길에 진입합니다. 

산 주변으로 살짝 둘러 지나가는 코스이지만, 산이 산인만큼 550미터정도 되는 꽤 긴 업힐입니다. 

 

닉희님을 저머어어어얼리 보내드리고 안비님 꽁무니에 달랑달랑 올라가보니 어쩐지 작년보단 덜 힘든 기분이네요.

 업힐이 끝나는 지점에 가보니, 닉희님이 아산코만도님을 기다렸다 같이오신다기에 안비님과 먼저 cp2를 향해 다운힐을 시작합니다.

 

다운힐을 하다보니 저 앞에 부산브레베 자원봉사도 하면서 란도너들의 자전거 상태까지 살뜰히 챙겨주던 미캐닉 마이크가 제이슨과 함께 달려가고 있네요. 지난 부산200때 만나 인사를 나눈바 있어 반가운 마음이 드네요.  둘의 페이스가 꽤 빨랐지만 cp2까지는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알기에 뒤에 잘 붙어 cp2에 도착합니다.

 

Cp2 에 도착하니 다음 CP3인 합천까지는 좀 든든히 먹고가는게 좋겠다 싶었습니다. 안비님과 김밥에 커피에 든든히 배를 채우고 나니 자당분들도 속속 도착하시네요. 

(그렇게 목놓아 불렀건만.. 블레어형은 인제사 CP2에 나타났습니다 ㅠㅠ.)

 

아무튼 몸이 더 식는것은 곤란하니, 안비님과 먼저 살살 출발해봅니다. 제이슨과 마이크는 이미 저~멀리 사라져 보이지도 않네요

다음 cp3인 합천에는 작년에 먹은 맛이 꽤 괜찮았던 밀면집이 있기에, 그 밀면을 생각하며 열심히 안비님 뒤를 쫓아갑니다.

 

아침에는 춥고 안개가 심해 주행이 좀 불편했는데 이쯔음되니 구름낀 하늘이 어찌나 고마운지 모르겠네요, cp2를 향해 가는길에는 작년에 추억이 여기저기 묻어있습니다. 어쩜 이렇게 기억이 생생할까요

 

작년에 로직님이 아이스크림을 사주셨던 마트앞에서 괜히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 안비님을 세워 콜라를 한캔 마시기도 하고

 

또 황매산을 넘어 

 

합천으로 향하는 다운힐에는 여봉선님과 추억이 있는 언덕위의 슈퍼와 불의의 사고가 발생했던 위치까지. 

 

'아 작년에 여기였지..'

 

달리는 중간중간 안비께 작년에 이랬었는데 하는 추억을 나눠드리고 안비님의 브레베 추억들도 전해들으며 쭉 달려나갑니다

 

1200K, 지옥의 끝과 같다는 서울600K, SBS1000K 등등.. 안비님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리스펙은 커져만 가네요.  대단한분하고 달리고 있다는 기분이 한가득 차오릅니다.

 

CP3 합천에 도착해 도장을찍고(제일중요!) 바로 안비님과 밀면 한그륵 뚝딱! 그런데 이거 밀면만 먹었더니 뭔가 허전하네요.. 밀면 다먹고 만두도 추가해 먹습니다. 다음에 혹시 가시는분 계시면 밀면과 만두를 같이 주문하셔서 시간을 세이브 하시길 !

 

 

밀면은 한그륵 먹고 또 신나게 달려가다 보니 꽤 페이스가 빠르네요, CP4 함안보 인증센터에 도착하니 마이크와 제이슨이 아직 떠나기 전이더군요. 

물보급도 하고, 젤리에 아이스크림 하나씩! 제 아이폰은 6s.. 구형이라 안비님이 모자이크 됬네요 ㅠㅠ  


제 자전거의 변속이 좀 튀는것 같아 잘생긴 미케닉 마이크에게 혹시 잠깐만 봐줄수 있냐고 물어보니

딱 보자마자 '읔 너 스램......'  당장은 괜찮은 것 같지만 브레베를 마치면 꼭 체인을 점검하라고 조언해 주네요

 

마이크와 잠시 얘기를 나눠보니, 너희 페이스가 좋으니 오늘밤에 390km 까지 가서 cp 옆에 모텔에서 쉬라고, 자기도 그럴 생각이라고 하네요. 

 

제이슨과 마이크를 먼저 보내준 뒤 우리도 여유있게 휴식을 취하고, 자 이제 부산을 향해 달려나갑니다.

 

중간에 코스파일의 오류인지 가민의 표시 문제인지.. 최신 코스파일을 내려받아 넣어왔음에도 가민의 코스안내가 고속도로 휴계소를 지나 고속도로를 뚫고 가라고 안내하는 바람에 잠시 길을 해맨 것을  제외하면  특이사항 없이 이 구간을 지나 부산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부산에 입성! 작년에도 여길 지나갔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튼 서부산 IC가 옆에 보이길래 부산 입성 기념사진 한장 찍고가기로 합니다. 아직 해가 완전히 떨어지기 전이네요. 페이스는 아주 좋습니다.. 마이크의 말처럼 390km까지 달려갈수도 있겠습니다.

 

부산에 진입해 울숙도를 향해 가는데, 이 길이 작년과는 조금 달라졌더군요(600키로 타면서 코스파일 확인도 안해보고 오냐.. ) 작년에 비해서 도심을 통과하는게 좀 많아진 것 같긴 하지만.. 길은 훨~~씬 좋아진것 같습니다.

 

작년엔 야밤에 막 공사하는 구간도 있고 루베길도 있고 해서 울숙도 진입에 꽤 애를 먹었던 것 같은데.. 날이 밝아서 그런건지 코스가 변경된건지 불확실하네요..

 

 7시 1분,  광주를 출발한지 13시간 1분만에 부산 울숙도에 도착했습니다.

 

자당의 프로 자봉러 플릭님이 나와계시네요,  모기에 아주 난리도 아닌가봅니다.  고생이 정말 많네요.. (플릭님 미얀해 내 폰은 후져서 나만빼고 다 모자이크야 ㅠㅠ)

 

코리아 랜도너스 에서 준비해주신 음료와 피자를 맛있게 얻어먹고, 쪼꼬바인지 양갱인지 도 몇개 챙겨 07시 30분,  다시 광주를 향한 나머지 300km 여정을 출발합니다. 역시 Anvi님과 함께.

 

300키로 지점인 부산에서 370키로 지점인 북면까지는 계속 이어지는 자전거길을 타고 달리게 되어있는데.. 이 구간은 정말 좋아할 수가 없는 구간입니다.

 

울숙도를 빠져나와 낙동강으로 향하는 부산 자전거길은 정말  끔직하리만치 심각합니다.

 공사도 많거니와 중간중간 차량 출입로와 겹쳐, 길의 구조나 형태도 좋지않고 그 긴길에 가로등하나 제대로 없다싶은 수준, 자판기 아니 식수대 하나없이 이어지는 긴 자전거길, 작년에 왔을때도 뭔가 알수없는 공사가 진행중이어서 한참을 해맸는데, 올해는 다리가 끊겨져있네요. 다행히 안비님께서 랜도너스 정보를 나누는 카페에서 이 다리에 대한 소식을 접하신듯 하여 일단 공도 위로 올라와 다리를 건널 궁리를 하기 시작합니다. 일단 다리를 건너 바로 다시 자전거길로 내려가보니, 왠걸 ? 자전거길을 다 뒤집어 까놨네요?;; 하여 다시 공도로 올라와 조금더 가보려고 하니 안비님의 가민이 네비게이션 기능을 하여 가민을 믿고 달려 보기로 하지만.. 점점 멀어지는 CP ㅠㅠ 결국 저와 안비님은 온 양산 시내를 두시간 가량 해멘 뒤에야  뇌이버 지도를 열어 우회로를 찾아 양산 낙동강 자전거길 인증센터를 찾아 브레베 카드에 도장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이때까지 열심히 달려 당겨놓은 시간이 허망하게 다 날아가버리니 안비님과 둘이 멘탈에 상처를 입어 정말 힘든 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혼자였으면 이렇게라도 계속 진행할 생각이나 했을런지 싶은 생각마져 들더군요.. 씩식거리긴 했어도 안비님과 같이 있었기에 계속 라이딩을 이어간 것 같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것이

 

어쩌다보니 낙동강 자전거길에 진입은 했고.. 시간은 두시간가량 지나버려 계획했던 390km까지 갈 시간은 안되고, 그렇다면 370키로 지점 즈음이라고 알고만 온 북면으로 가야되는데, 내가 알기로는 여기서부터 한 35키로 40키로 구간 내내 진짜 편의점 하나없는 깜깜한 시골길이고.. 둘다 물은 간당간당하지 슬슬 졸음도 몰려오지.. 까먹은 시간에 틀어진 계획까지 분노는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르는 위기의 상황에 몰린거죠.

 

아마 이때쯤 제가 너무 답답한 마음에 울숙도에 있는 플릭님한테 전화로 길 끊어진거 알앗냐고, 이길 끝까지 아무것도 없는거로 아는데 맞지않냐고, 북면은 대체 어디냐고 막 따져 물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이게 왠 개 진상짓인가 싶어 미얀한 마음이 듭니다. 서로 친분이 있는 사이일수록 더 조심해야되는건데 ..   나중에 개인적으로 사과는 했지만 다시한번 미얀하다는 사과를 남겨야 할것 같습니다. ㅠㅠ..잘못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부산 자전거길과 낙동강 자전거길의 코스는 차후에 어떤식으로라도 재고가 되야 되는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양산부터 북면까지의 낙동강 자전거길은 정말 불빛하나없이 자판기 아니 식수대 하나없이 깜깜한 밤이더군요, 근데 그게 끝이 아니고, 그 시컴컴한 밤에 자전거길을 따라 걷는 분들이 엄청 많더라구요. 너무 짙은 밤이라 전조등을 거의 상향등처럼 처들고 달렸기 망정이지 아마 그러지 않았더라면 처음 마주친 무리와 충돌했지 않나 생각합니다. 한명 두명에서 대여섯명씩 짝을지어 걸어가시는데 처음엔 걸어서 국토종주를 하는건가 했더니, 무슨 걷기 대회 같은 것이 있는 모양이더군요

 

한참 걷는분들을 피해 조심조심 달려나가는 와중에 저와 안비님 둘다 물이 동나는 상황에 까지 몰렸습니다.  양산 시내를 해매면서 보급을 아에 해서 자전거길로 들어왔어야 했는데 까먹은 시간이 아까운 생각만 했던 건지 뒷일은 생각을 안하고 이 길을 달려온 결과였죠

 

 시간은 아마 11시쯤 되었고.. 새벽 6시부터 빡시게 달려온터.. 뒤에서 안비님께서 졸음이 심하다 하십니다. 이거 뭐 낙동강 자전거길 중간에 어디 앉아서 쉴 곳도 없네요 사탕을 하나식 나눠먹고 한참을 가서야 팔각정을 하나 발견하고 10분만 눈을 붇치기로 합니다..

 

둘다 눈을 붇치면 삑 하는사이 시간이 후루룩 몇시간 가버릴 것 만 같아 안비님이 잠깐 누우신사이 저는 가민을 충전하며 지도를 확인하고 잠시 쉬었습니다. 한 10키로만 더 가면 북면이 나오긴 할 것 같네요.

 

5분? 10분? 정도 쉬고있으니 란도너 팩이 슝 지나가네요 그 소리에 안비님께서 깨신듯하여 다시 출발하기로 했는데.. 왠걸 그때부터 졸음이 저를 덮쳐오더군요 … 여기서 또 쉬어가기는 싫은 오기와 10키로 정도면 된다는 생각에 별 쌩 쇼를 하면서 그 10키로를 달려나갔습니다. 뒤에 안비님도 피로에 페이스가 떨어져서 혹시나 졸음에 사고가날까 하는 걱정에다가 이젠 나도 졸리니까 아주 미쳐버리겠더군요 막 소리 를 질러보기도 하고 노래를 불러 보기도 하고.. 으아아아아아악  흐압 으악 흐악 흐압 호우~ 별 난리를 다 쳤네요. 그렇게 가다보니 저 멀리 요란한 모텔촌의 불빛이 보입니다.

 

힘을 짜내어 북면에 진입, 방을 대충 잡고 편의점 오뎅에 우유를 하나씩 먹고 눈을 붇치기로 하는데, 편의점 오뎅국물이 이렇게 맛있엇나 싶습니다. 도시락까지 하나 사서 국물에 밥까지 말아 싹싹 긁어먹었네요.


그렇게 힘들게 도착한 북면인데, 제가 잡은 방은 정말 후진 방이었네요, 자전거 넣은 다니까 침대도 아니고 온돌방에 충전기도 하나 없는.. 좀 더 좋고 저렴한 방도 분명 있었을텐데.. 뜨신물에 씻고 잠만 잘 수 있으면 된다는 마음이 너무 컸던것 같습니다.


눈을 붇친게 한시쯤이었나.. 삑하고  다섯시 반쯤 일어나 씻고 짐을 주섬주섬챙겨봅니다..

얼굴이 아주 떙땡 부었네요 .. 눈 게슴츠레 한게 아주 피곤에 쩔었습니다..



 

편의점에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다음 cp인 390km지점가지 달려 나갑니다. 


북면이 375키로 지점이고 다음 CP는 391km정도니까 15키로 정도면 그냥 가서 밥을 먹을까 하고 생각을 잠깐 했습니다만


언제나 ‘먹어야 살어 싹싹 다긁어먹어’ 하고 호통치던 블레어형이 생각나서.. 아침을 먹고 출발 하기로 했습니다.


다들 비슷하게 6시쯤 숙소를 나오셔서 그런지, 어제밤에 페이스와는 상관없이 많은 란도너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늘도 남은거리가 쉽지 않은 거리인 만큼, 다같이 힘내서 무사히 광주에 도착했으면 하는 마음에 간밤에 잘 쉬셧냐고, 아침은 드시고 오신거냐고 이런저런 인사말을 주고 받습니다.  


열심히 달려가보니 390km지점 cp에 도착했고 마이크가 저와 안비님을 반겨주네요, 이친구는 밤새 제이슨과 같이 달리다 그친구를 보내주고 cp옆 숙소에서 자고 지금 방금 나온 모양입니다.  저와 안비님이 390km까지 올 거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인지 ‘너 어디서 잤어 ?’ 라고 묻기에 간밤의 사정을 간단히 설명합니다. 


저희가 마이크보다 살짝 먼저 발걸음을 재촉했는데..  한 10키로 주행했을까요? 몸이 너무너무 무겁습니다.. 안비님을 세워 커피 한잔 마시려고 했는데 마침 안비님께서 오랜지 쥬스를 마신다고 하시니 저도 급 쥬스가 마시고 싶네요. 둘이 오렌지 쥬스를 하나씩 마시는 사이 마이크가 또 슝 하고 저희를 지나가네요. 저런 힘이 당췌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여기서부터 다음CP인 진주까지는 얕으마한 업힐이 몇개정도 나왔습니다. 저 멀리 업힐 끝자락이 보일때 쯔음 마이크가 다운힐을 시작하는 뒷모습을 여러차례 만나면서 진주까지 달려갔습니다.  평지에선 도무지 잡아지지가 않더군요. 이때쯤부터 날도 슬슬 더워지기 시작 했고 첫날은 안개도 짙게 끼고 해서 추웠는데 완전히 다른 날씨가 펼쳐졌습니다. 중간중간 공사로인해 길이 돌려져 있는 구간도 있고 했지만 큰 무리는 없었던 것 같네요. 


진주에 도착하니, 진주 신도시? 혁신도시? 엄청 큰 신도시 공사가 진행중이더군요, 전에 지인 결혼식차 한번 진주에 내려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터미널도 구식 시골터미널같았고 그랬는데 여긴어딘가 싶을정도로 큰 신도시 공사가 진행중입니다.


CP에 도착하니 역시 마이크가 기다리고 있네요,

 이친구는 거의 편의점 샌드위치로 간단간단하게만 때우더군요? ‘너 그거만 계속 먹고 어떻게 그렇게 타?’ 하고 물어보지만 난 이거면 충분해 하고 웃네요 (굇..).  굉장한 실력의 미캐닉이라고 알고는 있었는데 앞으로의 이야기로 조금 수다를 나누면서 쉬다가 서로의 도전을 마무리짓기 위해 출발하자는 마이크를 먼저 보내주고 저와 안비님도 슬슬 출발해봅니다.


근데 여기서 마이크가 나가다 말고 다시 들어오더니만, 그 생라면과자 있잖습니까? 쫄따구스낵 그걸 하나 사네요? 그러더니 ‘너무 단거만 먹었더니.. 쫌 짠거 하나 먹어볼려고’ 하네요. 옆에서 사니까 저도 괜히 먹고싶어져. 약간 매콤한맛을 하나 사봅니다.


여기서 부터 다음 CP인 하동까지는 또 한 55키로 정도 되는 것 같네요. 이 구간에는 특별한 기억이 없습니다.. 길도 좋았던 것 같고.. 북천역을 지나서 꽤 업힐이라 할만 한 업힐을 하나 지났다는 기억밖에는..  뒷주머니에 까놓은 쫄뵹스낵을 와그작 와그작 먹으며 묵묵히 페달을 밟았습니다.


하동CP에 오니까 CP바로 앞이 터미널이네요. 뭐 이제와서 버스타고싶다 라던지 하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아 집에가고싶다 하는 생각은 조금 드네요.


여기서 왠지 점심을 좀 든든히 먹어야 될 타이밍인것 같아서 근처 밥집에 가서 뭘좀 잘 먹을까 하고 안비님과 잠시 고민했지만 날도 덥고.. 밥집 고르기도 귀찮고 해서 그냥 편의점에서 때우기로 합니다. 마침 편의점 죽이 2+1이네요. 죽 하나씩 먹고, 반개씩 노나먹은뒤 황도까지 하나 먹어줍니다. 브레베식단이 소화도 잘되고 은근히 든든한데.. 가격이 ㅠㅠ 거의 밥집 들어갔다 나온 돈이 나온다는건 함정이네요. 

속속 도착하는 란도너분들도 여기서 점심을 든든히 하고 가시려는 모양입니다. 터미널 근처라 근처에 중국집도 좀 있고 먹을거리가 많아 보였거든요.


제가 가민 밥주는걸 까먹었는데 감사히도 안비님께서 가민도 밥줘야함을 알려주시네요!! 

마지막으로 가민도 밥을 챙겨줍니다. 그래 가민아 니가 살아야 내가 사는거다 쫘샤.. 


또다시 마이크를 먼저 보내주고, 여유있게 화장실도 다녀오고.. 밥먹었으니 가글도 가글가글 하고서 cp를 떠납니다.


여기서 다음CP이자 LAST CP인 곡성까지는 구례를 지나 섬진강길을 쭈욱 타고 곡성까지 가는 약 65km.  출발전 찾아 본 몇개의 광부광 후기에서 이 코스즈음 구례 국제 철인삼종경기를 목격한다는 글을 본 기억이 있었는데. 올해도 철인경기를 진행하고 있네요. 철인복장으 TT자전거들이 반환점을 열심히 돌고있는 터닝포인트를 스치듯 지나칩니다. 


철인대회를 스치듯 다리를 건너 섬진강에 진입합니다. 아.. 그런데 섬진강변 길이 이게 평지인지 약 다운힐인지 뭐 그런것 같은데 역풍이 어찌나 심하게 불던지 계속 뒤로 밀리는게 업힐을 하는것 같은 기분이더군요.. 안비님과 로테이션으로 열심히 바람을 찢고 나아가 보지만 저는 이미 체력에 한계가와서 안비님 신세를 많이 져야 했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철인대회로 강변의 반대편 길을 통제 해서 그런지, 저희가 달리는 길에 차량 통행이 꽤 많더군요. 조심조심 열심히 바람을 찢으며 섬진강을 달려나갑니다. 진짜 가도가도 끝이 안나더군요 역풍까지 부니까 진짜 어찌나 힘이들던지..


섬진강을 거의 탈출할때 쯤 슈퍼가 보이네요 . 너무 덥고 지쳐 제가 아이스크림 하나씩만 먹고 가자고 안비님을 세웁니다



슈퍼에서 아이스크림 하나씩 먹고있는데.. 슈퍼집 개가 자기도 덥다는 듯 한입주라고 꼬리를 살살 흔들고 불쌍한 표정을 한껏 지어보이네요 ..


근데 이거 아이스크림 줫다 탈날까봐 주지도 못하겠고.. (사실 나 먹을거도 모자라) 그렇다고 개한테 줄만한것도 없고… 형이 미얀하다 사람도 아이스크림먹고 탈이 나는데 이걸 널 어찌주니ㅠㅠ 하고  곡성을 향한 길을 재촉합니다.


여기서부터 곡성까지는 정말 ….. 뭐랄까 코스는 자전거길로 계속 진행하라고 되어있는데 이거 자전거길 상태가 진짜 너무 심각합니다..길이 여기저기 모래로 덮혀있는것만 문제가 아니라 수풀이 너무 심하게 우거져 아마존의 느낌이더라구요.   자전거길로 잠시 주행했으나 주행 스트레스가 너무 극심하여 바로옆 공도로 달리기로 합니다. (뭣이 중헌디..) 정말 자전거길 바로 옆에 공도가 쭉 되어있었거든요.  그렇게 한참 주행하다보니 공도와 자전거길이 갈라져  자전거길을 조금 타고 곡성으로 진입합니다. 


CP에 도착하니 역시나 마이크가 와있네요. 

너무 더워 아이스크림을 두개씩 사먹었습니다 . 이젠 탄산음료도 커피도 지겹네요 아주.  뭔가 쌍콤한게 간절한 타이밍이어서 쭈시쿨에 빵을 하나씩 먹어봅니다. 여기서 저도 샌드위치를 하나 사 먹어 봤는데.. 편의점 새우 샌드위치 응근히 든든하고 맛도 괜찮더군요? 냠냠 맛있게 먹습니다 먹어야 가니까요


자 이제 광주로 가즈아!


광부광코스는 딱 600km가 아닌 610~ 613km 정도로 되어있기 때문에 현시점 555km ? 에서 약 60키로 정도 남은 것 같네요. 저랑 안비님은 어제밤 양산에서 한 15키로를 해맨통에 가민의 총 키로수가 이미 57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광주까지는 고도표상 뾰족이가 ...

큰 뾰족이 하나 작은 뾰족이 하나 그다음 큰뾰족이 하나 마지막 작은 뾰족이 하나. 총 4개

키로수 보다는 업힐 2개 깔딱2개! 라고 카운트 하면서 달리기로 합니다.


첫 큰뾰족이를 가는데.. 이게 딱 하오고개 같은 모양새더군요…


신도로가 폭도 넓고 아주 잘 나있는데 그 옆의 1차선 아주 좁은 구도로로 올라가게끔 되어있습니다.  이 구도로 업힐을 하는데 역시 바로 옆에 신도로가 쭉 별쳐져있네요.. 딱 하오고개 같습니다. 안양에서 분당으로 하오고개를 넘으면 항상 이런느낌이거든요.


큰 뾰족이 1을 거의 올라가는데 저 멀리 마이크의 등이 내리막을 시작하는게 보이네요. 정상에 도착해 선크림을 바르고 잠깐쉬어 다운힐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와 이 다운힐을.... 업힐 한 구도로는 그럭저럭 사정이 괜찮았는데 내리막은 정말 개판오분전이네요… 왠지 '이거 코스 디자이너는 분명 저 신도로로 달렸을꺼야..' 라고 생각하면서 궁뎅이를 들고 덜덜덜덜 저속으로 다운힐을 내려옵니다.


그 뒤로 작은 뾰족이들을 몇개 더 넘습니다. 그런데.. 뭐랄까 고도표상의 그 작은뾰족이가 ‘이것’ 즉 지금 오르고있는것이 맞는지 아니면 이건 그냥 고도표에 표시되지 않은 깔딱인지 감이 안오네요. 어쨋건 이것도 깔딱인데 맞겠지? 하는 생각믿음으로 다운힐을 하고있으니까 ..


다운힐도 다 안끝났는데 저 앞에 고도표상의 그 ‘깔딱’이 떡하니 버티고 서있네요 ㅋㅋㅋ '나야나~' 라고 말이라도 하듯이 말이죠. 딱봐도 '아 쟤구나' 싶어서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 한참을 웃었습니다. 


그렇게 업힐 숫자로 카운트 하다보니 키로수가 훅빠지더군요. 이제 다 왔다는 생각 때문인지 어쩐지 힘도 나고 해서 35 이상도 밟아지네요. 남은 힘을 짜내어 열심히 한번 끌어봅니다.


그렇게 광주에 짠 입성했고,

광주시내의 518 민주묘지 입구까지 마지막 뾰족이를 올랐습니다. 

518민주묘지를 지나  다운힐하니 이제 정말 다온 모양이네요. 가민상의 키로수는 이미 615가 넘었군요..  


남은 10여키로정도를 달려 운암MTB에 골인! 안비님과 함께 광부광의 여정을 마쳤습니다.



완주 하고보니, 

작년에 양산에서 저를 포기하게 했던 무릎이 하나도 아프지가 않습니다! 올여름 피팅을 수정하고 여러차례 테스트에 통과했다고 생각했긴 하지만 역시나 이걸 완주하니 비로소 마음이 편안하네요! 더이상 슬개골 통증은 없는거시야!


오히려 팔뚝이라던지 아킬레스건이 조금씩 쑤시긴 한데.. 우선 안장을 초큼 내리긴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600키로 타고 몸 아픈데가 없으면 그게 더 이상해..)


돌이켜보면 600키로가 넘는 길을 1펑도 없이 낙차도 없이 잘 달려온 것 같습니다. 중간에 길을 해매고 멘붕에 빠져 씩씩거리기도 했지만, 


지난번 제가 600km 브레베를 완주했을때는 무서운 블레어형이 있었기에 완주했다면 이번에는 베테랑이자 굇수이신 Anvi이 계셨기에 완주 할 수 있었다는 감사한 마음이 정말 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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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베를 나갈 때 마다, 내가 이걸 왜 시작하게 되었을까 생각해 보면..

'같이 한번 달려보자'던 그 누군가의 요청? 요구? 였던 것 같습니다만, 

그럼, 왜 계속 하고있는가? 에 대한 답은 잘 떠오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슈퍼랜도너 혹은 그랜드랜도너를 성취함으로써 내가 자전거를 이만큼이나 탄다! 하고, 과시 하고 싶었나? 하면 이건 아니고.

그저 장거리 자전거 라이딩이 좋아서? 라고 하기엔 너무나 힘든 도전이고.

결국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여전히 그 사람들이 길 위에 함께 하기 때문 인 것 같습니다.

 

달리는 내내 동행하지 않더라도, 같은 길을 준비하고 또 달리고, 실패하고 또 성공하고. 내가 좋아하고, 나를 좋아해주는 그 사람들과 추억을 만들어 간다는 것

 

그게 저에게는 랜도너스 브레베의 의미 같습니다.

 

이번 광부광 600K브레베 역시 즐거움과 힘듬과 빡침과 짜증과 또 성취감과 이틀간 정말 여러가지 감정이 뒤섞인 추억을 선물받았네요.


 2018년 그 여름 저의 광부광 브레베 기억에는 Anvi님이 있고, 스무분 분 가까운 자전거당 멤버가 있고, 내 짜증을 받아준 플릭님과 멋쟁이 미캐닉 마이크가 있고 .. 또 터미널에서 만난 노란 다혼의 원무님이 계시고..   또 여러 분들의 2018년 광부광의 기억속에 저도 있겠지요

 

집에 오니 어머니께서 그러시네요

'그 종이쪼가리(완주증) 탈라고 아주 xx을 하고 돌아다니는구나'

 

누가 뭐라하면 어떻겠습니까? 

 

함께한 모든 분들께 존경의 박수를 보내며 2018 코리아 랜도너스 광주-부산-광주 후기를 마칩니다.


드디어 한국 랜도너스 최대의 축제 광부광브레베의 완주자가 되었네요!

 

클리앙 자전거당 잠냥 . a k a Vincent A. Serum.







CYCLE+SWIM 2018. 3. 23. 21:52

천안 300 브레베 후기.


한국랜도너스 천안 300k 브레베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3월 3일 부산의 열정적인 자봉러 flickk님과 함께 부산200k 브레베에 다녀온뒤로.. 

  

자전거에 문제가 생겨 두주간 라이딩을 1도 못하고, 몸뚱이 파워 초기화당한 바람에.. 취소해야하나 고민했지만.. 

  

다른 코스에비해 쉽다고 평가하는(300k, 획득고도 1800가량) 브레베이고 아침에 지하철타고 천안에 가서 출발 가능한 만큼.. 포기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아침에 도착하니, 자당의 베테랑 란도너이신 간큰남자님께서 와 계시더군요. 

아침 브레베 출발선에서의 만남은 어찌나 반가운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접수를 하는데.. 제가 아침을 안먹고 왔다하니 본인 보급식으로 챙겨오신 빵을 선뜻 '이거 챙겨가'라시며 건네시네요. 

차마 그걸 뺏어먹을 염치는 없었기에 브레베 운영진께서 준비해주신 초코파이를 몇개 챙겨갑니다. 마음만으로 충분히 배가 부른 ..고민없이 내어주시던 모습,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무엇보다, 천안 브레베의 열악함에 참 많이 놀랬습니다.. 

정말 천안 브레베가 운영되는것 자체가 기적에 가깝더군요. 서울 브레베 출발시의 그 북적북적한 스탭들과 자봉의 모습은 언감생신, 

브레베를 지원하는 샵의 직원 두분이서 접수-브레베카드교부-자전거검차 등등.. 그 와중에 먹고가라고 쵸코파이와 미니약과 같은 간식도 준비해주셨네요.. 

  

너무나 감사한 마음으로 출발선에 섭니다. 

  

선투팩의 광기는 역시 무섭더군요.. 쪽수가 많아지면 용감해진다고.. 단체로 좌회전 차선을 먹고 우르르르르 자회전받고.. 차선위의 신호대기중인 차량을 둘러싸고.... 이래도 되는건지, 이러면 도X 욕먹는거랑 뭐가다른가 하고 옆의 란도너들과 의견을 나눕니다.. 

  

스피드 역시 꽤 빠릅니다. 몇몇 동호회에서 단체로 나오셨던데 ..초반 스피드가 엄청 빠르네요.  여차저차 첫번째 cp까지 꽤 빠른속도로 진행했습니다. 

  

그 뒤로는 쭉 쏠로잉 했고 두세명의 라이더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했던 것 같네요. 구지 팩으로 달리지는 않았고 자기 페이스로.. 

  

그렇게 해안가의 시작지점인 cp2 잠항에서 부터 cp3대천, cp4 남당까지 쭉 해안을 끼고 달리는 즐거운 브레배가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만.... 

  

이 100km 미터 구간 내내 정말 엄청난 역풍에 시달리며 달려야 했습니다.. 

  

한국 란도너스 브레베 설명에 이미 

  

'해안을 따라 달리는 동안 맞바람이 격하게 불어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라고 설명 되어 있기는 하지만 

  

제가 이 설명을 아래와 같이 

  

'이 브레베는 획득고도가 낮아 쉽게 생각되어질 수 있지만, 해안을 따라 달리는 동안 불어올 매우 극심한 맞바람에 몸과 마음이 버텨낼 준비가 되어있어야 할 것입니다' 

  

로 고치고 

  

'한국 랜도너스의 모든 브레베는 특정 이상의 도전정신을 요구해 온다는 것을 명심 하시기 바랍니다' 

  

라고 첨언 하겠습니다.. 

  

서울 400 브레베 코스의 전반에 등장하는 방파제 구간 보다 더욱 악랄한 역풍방파제 구간이  수차례나 이어집니다 

  

미칠듯한 끝이 보이지 않는 6연 방파제의 압박!!!!!!!!(사이버 포뮬러 6연 뱅크도 아니고) 

  

23-24로 처절하게 밀리는데 방파제의 끝이 보이지 않으니까 ..아 정말 다 때려 치고싶더군요..ㅠㅠ 

  

방파제 끝에 다다를 때 쯤 세분의 팩이 저를 주욱 지나처 가는것은 덤... '기차 탑승하세요!!!!' 하고 콜업 해주시는데 

  

이미 방파제에서 털릴때로 털린 저는 그 기차의 꽁무니 조차 잡을 수 없게 되어버린.. 

  

차라리 업힐을 하고 말지 이건 진짜 아닌거같다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ㅠㅠ (내사랑 서울300이나 갈껄) 

  

'로뚱을 위한 코스는 없다'고 누가 그랬습니까?? 바로 요기있네.. 가서 평지구간을 다 찢어버리세요!! 

  

그렇게 해안가를 탈출하고서는 아침에 온길 그대로 천안으로 돌아가는 무난한 복귀 길이었지만 

  

복귀길 중간에 45번? 고속국도를 달리는 것은 조금 위험하게 느껴지긴 하였습니다. 

  

페이스가 조금만 늦었다면 그 구간에서 이미 해가 떨어진 뒤일텐데.. 생각보다 차도 많고 갓길의 상태도 썩 좋지 않아 100키로미터 이상의 자동차들과 부대껴야 하더군요, 

  

저 개인적으로는 어느정도 그런 고속 국도 주행에도 익숙해 져있긴 하지만 서도, 여성분들이나 고속국도 주행이 많지 않은 라이더에게는 꽤 살벌하게 느껴지는 코스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쨋든 목표했던 지하철 끊기기 전에 타고 복귀에 까지 무난히 성공했네요 

  

'브레베가 쉬운적이 있었어? 나에게도 브레베가 쉬웠떤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제가 좋아하는 베테랑 란도너께서 해주신 말씀인데 

  

정말, 쉬운 브레베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바다냄새가 물씬 풍겨오고 저 멀리 보이는 얕으막한 언덕, 

  

그 언덕을 넘었을때 보이는 햇살이 부서지는 바다와  철없던 시절 친구들과 뒤엉켰던 대천해수욕장의 모습.. (물론..지금도 철은 들지 않았다고 한다.ㅠㅠ) 

  

꽤나 즐거운 란도너링 이었다고 생각 합니다. 

  

두주동안 운동도 하지 않고 300에 참여한 것, 코스를 조금은 쉽게 생각한것  모두 이 늅늅한 저의 잘못이었네요ㅠㅠ 

  

다시한번 브레베 운영에 힘써주시는 천안지역 운영진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천안 지역 거주하시는 란도너 분들의 많은 사랑과 관심. 염치 불구 하고 부탁 드리면서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길 위에서 반가운 만남을 기대하면서. 

  

클리앙 자전거당 잠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