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CLE+SWIM 2023. 8. 3. 18:42

0801 PT-73 천천히 가는 속초 라이딩

 

무슨 생각이었는지

 

문득 이걸 다녀와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존에 등록해둔 퍼머넌트를 하나 바꾸기 해서 휘잉 하고 출발했다

 

오타고 새들백 테스트도 할겸, 파워아크 안장 브롬톤셋팅 테스트도 할겸 해서

 

11시 지하철을 타고 동작으로 가서 - 잠선 편의점에서 빵이랑 커피 하나 사먹고 12시 광나루에 인증을 하고 바로 출발했다

 

 

먹고싶은빵이랑 커피, 혹시 모르니까 에너지바 두개 같이 사줬다

 

광나루도착해서 쭉 팔당쪽으로 가는데

 

하남쯤 가서 로드분이 뒤에 오길래 먼저 가라고 손짓 하니까 

 

붙으시더니 저 괜찮은데 하면서 뒤에서 좀 가도되냐길래

 

그러자고 했다 그 근처에서 밤에 고양이를 받고 사고가 난 적이 있어서 살짝 무서우신 것 같았다

 

미사까지 같이 천천히 가다 보내드리고

 

본격 라이딩 시작

 

근데 와 날이 어찌나 습하던지....

 

코스는 대충 용문가서- 여기저기 안전한길로 가다가- 군축령 넘고 - 미시령 -속초

 

뭐 특별한 코스는 아닌데

 

이름부터가 " 천천히 가는 속초" 라니까

 

여기저기 조금씩 우회 하는 코스긴 하다

 

며느리재 고개 라던지 이런건 사실 안넘어도 속초 가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데 아놔

 

야밤에 "어 오른쪽이잖아" 하고 갑자기 틀었더니 갑자기 고각경사에 진입로가 포장도로가 아니어서 와장창 나자빠질뻔 했다

 

중간에 100키로 지점쯤에 홍천 편의점이 Cp2인데

 

아니 영업은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아저씨 어디 가셨나 문앞에 박스 쌓아놓고 어디 가셨더라고

 

그럴줄 알았으면 홍천 입구에서 쉬었지

 

홍천 지나는데 다리 이음새 부분이 빠개진걸 못보고 지나가다가

 

뒷바퀴 펑크나서 

 

올 것이 왔구나 하는 맘으로 펑크 고치는데

 

아니 왜 펌프는 안가져온거지? 다행히 다른 공구랑 튜브, co2 , co2인젝터는 있어서

 

펑크 자체는 큰 무리없이 고칠 수 있었다 

 

근데

 

근데!!!!

 

 

다 고쳐놓고 끼우려는데

 

뒷바퀴를 고정하는 볼트 3개중에 하나가 없는거시다 ㅜㅜㅜㅜㅜ

 

공구통 덮개에 넣어둔것이 바닥에 굴러 떨어진 것 같은데

 

수풀속에 감춰저서 도무지 찾을 수 가 없었다

 

거기서 근처 수풀을 거의 민둥산 만든다 마인드로  풀을 뽑아내고 발로 치우고 별 쑈를... 한시간 정도 한 끝에 겨우겨우 찾았다

 

진짜 여기까지인가 싶었다

 

저 볼트가 없으면 바퀴를 고정 할 수가 없으니까.. 근처까지 타고갈 수 도 없다고 ㅜㅜ

 

한시간이 넘는 사투끝에 바퀴를 채결하고 났더니

 

또 변속이 문제네, 바깥쪽 스프라켓으로 나가질 않아서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안과 밖의 볼트를 반대로 넣은 것 같았다

 

역시나 다시 풀어내보니

 

안에가 미세하게 작고 밖에 최종적으로 텐셔너를 잠그는 볼트가 조금 큰놈이었다

 

무사히 해결하고 다시 주행을 이어감.. 한시간 반 정도를 까먹은 채로.

 

손은 그지꼴이 되어서 옆에 논뚜렁 물에  급히 손을 박박 씻어내 봤는데

 

기름기가 잘 지워질 리가 없지

 

암튼 그러고 주행하는데 

 

또 갑자기 끼리리릭 끼리리릭 소리가 나길래 도대체 뭔가 보니까

 

어디 긁히는데도 없고 도무지 모르겠어서

 

우선 가져다니는 체인오일을 급히 발라봤는데

 

어찌나 조용하던지

 

체인오일 잘 바르고 다닙시다 . 장거리 갈때는 소분해서 챙겨다니는건 필수

 

 

군축령이야 언제나 우회하는 길이니까 

 

CP3이 가넷고개 라고 첨보는 고개길래 이게 뭘까 했더니

 

이게 그냥 군축령이었다, 군축령 끝에 가보니까 가넷고개 라고 표지석이 있더라고..

 

착실하게 CP인증 하면서,

 

쭉쭉 진행함

 

와 근데 날이 어찌나 더웠던지

 

진짜 너무심했다

 

그래도 새벽엔 밤안개가 남아서 좀 달릴만 했는데 

 

9시쯤 부터는 해가 엄청나게 뜨겁게 내리 쬐어서 숨을 쉬는것도 힘이 들 지경이었다

 

물....물 ㅜㅜ.. 

 

가져간 큰물통1에 얼음 채우고 이온음료, 등뒤에 생수 한병 

 

이렇게 해서 계속 주행을 이어갔는데

 

너무더우니까 자꾸 물이 떨어져서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그나마 그 물을 안마셨으면 죽었을...

 

아 그리고 전에 서울600 갈때 염실장님한테 받아둔 전해질 사탕이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 이거 한 10개는 먹은듯 한데 이거 먹으니까 올라오던 쥐도 사라지고 진짜 좋았다.

 

쭉 진행하다가 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신남리 진입해서 편의점에서 커피랑 물보급 하는데

 

옆에 오토바이 수리점 사장님이 아침 일찍부터 나와서 일 하고 계시길래

 

어르신께 부탁해서 체인오일을 좀 얻었다

 

어르신 건강하십쇼!!

 

 

쫌 더 진행해서 설악휴계소 가서

 

몬스터 하나 마시고, 김밥 한줄 먹었다

 

이상하게 속초 갈때 여기서 뭐 안먹고 가는건 좀 아쉽단 말임

 

 

날이 어찌나 뜨겁던지

 

미시령 옛길을 쭉쭉 돌파해서

 

미시령 입구에 도착,

 

와 근데 진짜 너무 뜨거우니까 돌아버릴것 같았는데

 

그 입구진입하기 전에, 캠핑 온 사람들을 위한 마트 같은게 있어서

 

거기서 음료수 하나 사마셨다

 

도대체 물값으로 얼마를 쓰는거냐 

 

 

찬물이 졸졸 나오길래 거기서 손이랑 머리도 좀 식히고..

 

그리고 미시령 업힐 시작!

 

근데 자전거가 또 ㅜㅜ 

 

업힐하는데 끼리릭 끼리릭 아주 죽는 소리를 쳐서 

 

미얀해 미치는줄 알았따, 브롬톤아 미얀해 ㅜㅜ

 

어렵게 어렵게 미시령 정상에 올라가니

 

기가막힌 설악산의 자태야 말해 뭣하겠는가

 

항상 미시령을 내려가며 바라보는 공룡능선의 위엄에

 

자전거를 멈추고 사진을 찍고 인사를 하고.. 대 자연의 힘앞에 나는 참 작은 존재임을 깨닫게 되는 것 같다

 

신이 저런 자연을 만들때는

 

분명 인간들이 이걸 보고 겸손하기를 바라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 마저 든다

 

부디 우리 민족을 오래도록 지켜주시길.. ?

 

아무튼

 

그렇게 속초시내에 와서 완주 인증을 하고 보니까

 

이게 .. 이 코스 최대 단점이

 

완주점이 시외버스 터미널이 아니라 고속버스 터미널이라는 점이 아닐까 싶었다

 

속초 시외버스 터미널이 더 노선도 다양하고 심지어 안양가는 차도 있는데

 

속초 고터는 서울차 ONLY에다가 양양고속도로 경유라 시간도 오래걸린다

 

거기다가 ... 내가 도대체 왜 이날 속초를 가려 했는지 도무지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는데..

 

속초는 휴가시즌 절정에 다다른 상태였고

 

와 해수욕장이며 밥집이며 사람이 그렇게 많을줄은 

 

"8월 첫째주인데 그걸 몰랐냐 등신아"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지만 ..ㅜㅜ

 

무슨 물회 한그릇에 2만원씩 하는데도 웨이팅이 20팀은 되고.. 참

 

그냥 맥플러리 하나 먹고 물하나 사고 버스타고 올라왔는데

 

고속도로는 완전히 주차장.

 

서울 오는데 다섯시간 걸렸다 ㅋㅋ 

 

휴가철에 거길 간 내가 등신이긴 한데

 

진짜 돌아버리는줄 알았다

 

다시는 휴가철에 동해안 가지 맙시다

 

아무튼, 오타고 새들백은 생각보다 꽤 만족스럽고

 

거기에 슬리퍼랑 옷 챙겨가서 도착하자마자 사우나 옷 갈아입고 슬리퍼 신고 좀 돌아다니다 왔는데

 

그걸 안 챙겨 왔었다라면...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이 벌어졌으리라 생각한다

 

정말 덥고 뜨겁고 물과의 사투를 벌여야만 했던 하룻밤이었지만

 

펑크라던지, 브롬톤 볼트의 채결 방식이라던지

 

위기 대응력이 올라갔다는점, 오타고 새들백을 충분히 테스트 했다는점 등등

 

그럭저럭 만족 스러운 라이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