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2024. 11. 28. 02:39

로부스타 & 수분율이 낮은 콩의 로스팅에 대하여

최근 어떤 이유로 자세한 이력을 알 수 없지만

 

로부스타로 추정되는 인도 콩을 볶게 되었는데

 

이런건 어떻게 하면 잘볶을까 하고 여기저기 물어봤더니

 

누가 나한테 그랬다

 

"너 브라질 볶듯이 볶아 어렵게 생각하지말고 "

 

맞는 말 같아서  "아 하긴 그렇긴 하네" 라고 생각하면서도 과연 그럴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일단 콩의 상태부터 색이 누런끼가 있고 (에티오피아 g3- g4 쯤에서 느껴지는 ) 콩이 작고 마른 느낌이 든다

 

딱봐도 수분율이 낮게 느껴지고 밀도가 높다 이건 뭐 로부스타나 저지대 생산 콩들의 기본적인 특성이기도 한데..

 

아무튼 이런 콩들의 문제는

 

콩이 가진 캐릭터가 약하고 기본적으로 가진것이 적기 때문에.. 배전도를 가줘야 하는 반면에

 

어느 시점에 순식간에 타버린다는 점 이다

 

브라질 콩들을 백배치가 넘게 볶으면서 깨닳은 나만의 해답은

 

로스터기를 충분히 예열했다는 가정하에

 

1. 투입온도를 낮게 하여 살살 달래듯 볶는다  ,

 

2. 과격한 소킹은 하지 않는다 (필자는 에티오피아 내추럴을 볶을때  과격한 소킹을 좋아하는 편)

 

3. 크랙이 진행될때 온도 조절에 집중한다 매우 집중한다 정말로 진심을 다해서

 

이정도라고 할 수 있겠는데

 

사실 '그 무엇보다 태우지 않고 볶으려고 한다' 고 말하는게 맞을것이다

 

그렇다, 태우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위에 적었듯 저런 콩들은 쉽게 센터가 타버린다

 

수분률이 떨어지고, 밀도가 높기 때문이다 콩이 벌어지면서  순식간에 홀라당 타버린다.

 

최근에 느끼기로는

 

앞단의 로스팅 즉 수분을 날리고 콩이 팽창하는 흔히 말하는 옐로우 구간에서보다

 

콩 내부가 벌어지고 껍질이 다 날아가는 시점 , 즉 1차크랙이 시작되면

 

화력을 낮춰주는것은 필수이며 이때 화력을 얼마나 조절하여 로스팅 시간을 확보 하면서(배전도 확보) 태우지 않느냐

 

이게 로스터의 역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로부스타나 이런 상태가 온전치 못한 녀석들은... 배전도를 가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쓸수가 없기때문에

 

물론 브라질 버번류의 경우는 조금 얘기가 다르다,  이런 콩들에 비하면 고급 생두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니까

 

그렇다 해도 내 기준에서는 다른콩에 비해  살살 달래면서 볶는 편인데. 

 

 

블랜딩의 베이스던 싱글이던,  타버린 콩은 분명히 그 탄맛이 난다  부정적인 탄맛.. 

 

태우지 말아야 한다..  배전도를 높이더라도 태우지는 말아야 하는데

 

이게 ..  로스터의 역량이겠지

 

솔직히 콜롬비아나 에티오피아 콩같은것도 그 뚜렷한 캐릭터를 어떻게하면 더욱 살려낼까 하는 관점에서 

 

그 어떤 로스터 개인이 생각하는 스윗스팟을  잡아내기란 쉬운일은 아니지만

 

어쩌다  이런 콩을 만나면

 

로스팅이 참 어렵게 느껴지곤 한다

 

가능한 콩이 가진것 중에 좋은맛만 살려내어 쓰고싶으니까.

 

 

COFFEE 2024. 11. 7. 23:10

2024 서울 카페쇼 참관후기

지난 엑스포에 이어  카페쇼도 다녀오고야 만 것이다.

 

수요일 첫날 점심시간쯤 도착해 들어갔는데

 

이미 엄청 많은 인파가 북적이고 있었다.

 

3층 C관으로 입장해서 잠시 분위기를 보다가

 

우선 옆에 인도네시아 업체 부스가 작게 있길래 잠시 보니, 

 

아렝가슈가를 수출하고싶어하는 친구들이 와 있었다, TUKU 라는 카페도 운영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친구들 영어도 상당히 잘하고 , 아렝가슈가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주면서  오리지날 슈가와 정제된 버전의 슈가를 이렇게 저렇게 테스트 하게 해줬는데

 

개인적으로 상당히 관심이 갔지만 .. 나는 수출입 업자가 아니라 몇백키로씩 설탕을 사줄수 없다고 ..

 

그렇다 해도 샘플도 두둑히 챙겨주고 재밌고 좋았다 . 언젠간 가보고싶은 인도네시아 .

 

그렇게 C관을 구경하다 라마르조코 부스에 가서 KB머신과 새로나온 스완 그라인더를 잠시 구경하는데

 

역시나 디자인이나 성능은 대단해.. 대단하다 싶긴 해도

 

58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은 대단한 압박일 수 밖에 없다

 

KB 머신의 위아래로 결착하는 포터필터 결착 방식은 대단히.. 대단히 매력적이었으나 

 

3구 머신이 6천만원에 육박하는 가격, 2구는 약 3천만원.. 언젠간 구입하고싶은 그런 녀석임은 분명하다

 

현실은 PB를 사지 않을까 싶지만. 아무튼

 

코빈즈커피와 엠아이커피 커피플랜트 등 생두 수입업체들의 부스 규모가 국내 로스터리 시장의 확장을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을 정도였고

 

에티오피아를 주로 수입하는 코빈즈 커피의 부스 규모에서  상당히 많은걸 느낄 수 있었다.

 

코빈즈커피 에티오피아 네츄럴 커핑에 참여했는데

 

개인적으론 산타와니가 여전히 좋았다.  원두는 판매하지 않아서 하마쇼 내츄럴을 백그람 사왔는데 . 

 

코빈즈의 에티오피아는 언제나 훌륭하다.

 

본격적인 로스터리 카페들의 커피를 마시기위해서는 E관에 입장해하는데

 

입장대기를 위한 대기가 상당했긴 하지만 입장 대기 후 한시간 정도가 지나니 입장할 수 있었다. 

 

입장대기 걸어놓고, E관 외부에 부스를 차린 리브레와 레이지커피모먼트 부스를 구경했는데

 

리브레가 선보인 파나마 커피 에스프레소는 그렇게 특별하다기 보다는 신선하다는 정도였고

 

레이지커피 모먼트는 여전히 귀여운 캐릭터가 구매 의지를 상당히 자극하는 맛이 있었기에, 스티커를 비롯한 여러가지 굿즈를 구매했다.

 

지난번 부산가서 매장 방문했을때 티셔츠를 사지 못한게 아쉬워 여쭤보니 티셔츠는 안가져오셨다고.

 

아무튼

 

트리니타스 로스터기의 경우 현재 매장에 운영하는 T2의 업그레이드버전 T2S 가 나와있길래 살짝 구경하고 몇가지 문의했는데

 

T2-> T2S의 업그레이드는 불가능하며,  컨트롤부의 디지털화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지만

 

웜업과 쿨다운의 디지털화는 아주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E관에 입장해서  전부터 궁금해했던 카페의 커피부터 빠르게 가서 마셔봤지만

 

박람회 특성상 생각만큼 그렇게  눈이 똥그랗게 될 정도의 커피는 없었던것 같지만

 

지난 엑스포에서 내 마음속 1등이었던

 

ildio 커피의 네가지 블랜딩은 정말 맛있었다

 

싱글오리진을 내새우기보다 자사의 블랜딩을 네가지나 가져와서 선보인다는 점 부터도 나에겐 마음에 들었지만

 

네가지 모두 캐릭터가 뚜렷하고 맛도 좋았기에

 

이번 카페쇼에서도 내 개인적으로는 가장 높은 점수를 드리고 싶다.

 

조만간 상암동의 쇼룸에 한번쯤 방문해볼것.

 

일본의 카페 몇팀과 dak 인가 하는 암스테르담에서 온 친구들의 커피도 재미는 있었지만

 

그렇게..특별한가 하면 그건 아니었고

 

leaves 인가 하는 일본 로스터리가 상당히 인기던데 대기줄이 너무길어 시음할수는 없었다.

 

필로커피인가 하는 일본친구들은  준비해온 커피는 많았으나 시음이 준비된 커피는 매우 한정적이라.. 좀 아쉬웠고

 

8만원이 넘는 파나마 게이샤는 좋긴 했는데

 

잠시후 내려준 만오천원짜리 에티오피아 다크로스트는 실망스러웠다.

 

헤드바리스타분이 최선을다해 한국말로 소통하려고 진땀을 빼시던데.. 그 노력에 큰 리스펙을 보낸다.

 

그 외에는

 

전체적으로 가향커피를 선보이고자 한 로스터들이 상당히 많다고 느꼈지만..

 

자연스럽다 맛있다고 느낀 커피는 단 하나도 없었다.


커피를 받아

 

향만 맡아보고 '죄송하지만 취향과 너무 맞지 않네요' 하고 시음잔을 돌려준 횟수가 다섯번은 되는것 같으니..

 

여전히 가향커피의 갈길은 멀다고 생각하며, 로스터로써, 바리스타로서 가향커피를 구매할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디카페인에 대한 관심이나 홍보는 전보다 조금 사글어든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앞으로는 어떨런지.

 

E관을 돌아보고 나오는데 여전히 입장대기를 위한 줄이 줄줄줄줄 서있었고

 

한국 스페셜티커피 시장이 이렇게나 커졌구나 싶기도 하고  한사람의 커피 애호가로써는 기분좋은 일이 아닐수 없었다.

 

언제나 품절이던 코만단테 그라인더를 여유있게 구입할수 있던데

 

하나 살가말까 하다 결국 그냥 나왔지만  여전히 나에겐 너무나 비싼녀석이다.

 

하리오의 반투명 컬러의 v60도 이쁘긴 했지만 구지 사지 않아도 될 녀석인것 같았고...

 

루리웹의 대표님중 한분이 차리셨다는

 

루리커피의 컨셉에 정신이 혼탁해지긴 했지만

(작은 부스 외부에 캐릭터가 디스플레이에 나와있고.. 버튜버 라고 해야하나?  그런식의 컨셉인데

스피커로 변조된 목소리의 애니메이션 캐릭터 목소리로 주문받고 커피를 내어주는....)

 

키로에 수백만원씩 하는 생두를 아주 제한적으로 판매, 시음 하고있었는데

운좋게 얻어마신  카르맨게이샤... 정말 맛있었다

 

도대체 얼마짜리 생두인지 알수도 없지만 

 

하루종일 마신 커피중에 가장 특별한 커피임에는 분명했다.

 

 

 

도무지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가 티, 디저트는 구경하지 못하고 빠져나와야 했어서 아쉽지만

 

한국 커피시장의 외연 확장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고..

 

그만큼 생두가격의 가파른 상승도 무섭기도 하고

 

여러모로 재미 있었던 하루였다.

 

 

 

 

 

Diary 2024. 11. 4. 00:08

2024 11 04, 문득 드는 생각

나이가 들면서 점점

 

나다움을 조금씩 잃어간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뭐 그런건 다 차치하고라도

 

다른사람은 어쩐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래

 

누가 뭐라 하던지 , 나는 이렇다고

 

하는 마음.

 

이 마음이 바로 나 자신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나, 너는 너

 

언젠가 아주 어린시절

 

내 가슴을 울렸던 그 한마디.

 

 

그냥 쓸대없는 생각이 난 김에 남겨놓는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