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CLE+SWIM/PBP2023 2023. 9. 6. 03:23

PBP2023 꿈속을 다녀오다 // EP 1 프리라이딩 그리고 DAY1.

<이 글은 클리앙 자전거당에 선 작성후 블로그 백업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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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짐이 상당히 무겁다고 생각해 기내수화물 기준 23KG를 초과하는게 아닐까 했지만

막상 공항에서 체크인 해보니 17KG 밖에 나오질 않았다

 

이럴거면 자전거 캐리어에 짐을 좀 더 챙겨올껄 그랬나 하는 생각이 살짝 들긴 했는데

사실 지금인 채로도 캐리어 끌다가 영혼이 탈출할 것 같았기 때문에  그저 됐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내가 준비한 캐리어는 브롬톤용 캐리어로 빈치타에서 나오는 바퀴 2개짜리 소프트 캐리어인데

생각보다 안쪽에 폼이 상당히 부실해서 

자전거 포장을 상당히 신경써야만 했다.

브롬톤을 수화물로 수차례 보내본 지인께 물어보니

 

파이프 보온재를 사다가 포장하라는 꿀팁을 전수해주셔서 , 가까운 철물점에서 넉넉히 사와 브롬톤을 잘 포장한다음

그 안에 신발이나, 새들백 등을 충전재를 대신하여 포장했는데  긴 비행에도 무탈히 잘 도착했다.

 

단, 빈치타에서 바퀴 4개짜리에 접으면 브롬톤 프런트에  가방처럼 끼울수도 있는 제품을 출시했으니

다시  구입한다면 신형 제품을 구입할 것이다.  바퀴 두개짜리는 뭔가.. 뭔가 불완전한 제품이라는 결론.

 

파리에 도착해서 며칠을 여행을 했고,

 

PBP 출발 전날  출발지인 헝부이에에 가서 배번표와 구입한 져지 등을 수령해야 했기에

몸도 풀겸 파리 숙소에서 약 70키로짜리 라이딩 코스를타고 가보는데

 

교통신호라던지 중간중간에 코블길이라던지 생각보다 적응이 쉽지 않아서

이거 미리 프리 라이딩을 나오길 정말 잘했구나 하는 생각을 수차례나 했던 것 같다

(이때는 몰랐다, 저런 성당 비슷한 것을 지겹도록 지겹도록 달릴거라는 것을)

 

도로폭이 생각보다 좁고, 말로만 듣던 코블스톤길이 생각보다 상당히 거칠게 느껴졌으며,  교통신호도

보통 우리나라는 다 전방의 높은곳에 설치된 반면 여기는 교통신호가 길 옆에다가 설치되있는 경우가 꽤 많아서

초반엔 어어어 하다가 보면 빨간불이고  보행자 신호이고 한 경우가 몇번 있었다.

 

물품 수령하러 가는 길에 나처럼 몸풀기겸 해서 라이딩으로 나온 참가자들을 꽤 만났는데

 

포르투칼 랜도너스 팀하고 만나서 한참 같이 라이딩하고 이야기 나누는데  여기 형들도 다 하는말이 

"밤에 추우니까 옷 잘챙겨" 라고 하는게 아닌가 

도대체 밤에 얼마나 춥길래 저러는걸까 싶었지만

나는 레인자켓에 소쉘까지 다 가져왔다 완전 무장 할꺼다 하는 자신감도 있었기에  더이상 두려움따위는 없었다.

 

 

열심히 라이딩해서 헝부이에 도착하니까 이건 무슨 락페스티벌에 와 있는 것 같았다
심지어 진짜 무대에서 공연도 하고 있고, 헝부이에 성이 엄청나게 넓은 부지여서 그 안에서 짐찾고 바꿔주고또 뭘 막 팔기도 하고
배번표를 수령하는데  역시 글로벌 이벤트인지

자신이 할 수 있는 언어를 골라 상담원(?)을 선택하면 되게끔 엄청 잘 되어있었다

나는 그냥 가까운 영어줄에 가서 섰는데 나중에 들으니까 한국어 칸도 있었다고 해서 괜히 궁금하기도 했다

 

 

얼추 우리 엄마보다 연배가 조금 더 되어보이시는 분 이셨는데

어찌나 친절하시고 사랑스러우신지  정말 기분이 좋았다.  

"너 이름이모니,? 너 이름써있는 문서좀보자,  여권은 없니, 그럼 너 비행기 예약한거 그런거라도 보자 , 그래 너 본인 맞구나

니꺼 여기  질레 저지 요거맞니, 브레베카드 잘 챙기고 다치지 말고  잘다녀오니라,  꼭 파리에서 보자 , 힘내야한다"

 

빵끗 웃어주시고  어찌나 행복한 에너지가 넘치시던지

좋은 에너지를 한가득 받아 기분이 정말정말 좋아졌다.

 

나와서 옷 입어보니까 좀 커서,, 싸이즈를  스몰로 바꾸고 선물줄 질레 하나 사고 내꺼 하얀색 티셔츠 하나사는데 

여기서  판매용 티셔츠는 흰색밖에 없는데

스탭분들은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있고 그게 훨씬 이뻐보이길래 , 나 저 빨간색은 못사냐고 하니까

저건 오직 스탭들을 위해서만 만들어진 것 이라기에

 

젊은 스탭분한테 "혹시 그 빨강티 얼마면 나한테 팔수 있어?" 했더니

"원 밀리언 (15억)? 하하하"  라고 하지 뭔가

맞다 그럴만 하다 저렇게 일하는 친구들은 또 저게 기념이니까.
언젠가는 스탭으로도 참여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 .

 

나와보니  한국분들이 계셔서 인사를 나누고 사진도 찍고 같이 화이팅 해보자며 즐겁게 수다를 나누다가

얼른 가서 쉬어야지 하는 생각에 기차를 타고 숙소로 복귀했다.

 

설레이는 마음이 가득해져서 심장이 어찌나 나대던지 잠이 안오는바람에 맥주를 내리 까다가 한 두시쯤에야 잤나....

 

짐도 다시 점검하고,

생각보다 낮에 날이 너무 더워서 소쉘은 포기하고 레인자켓을 가져가기로 했다

레그워머 암워머 다있고 바막도 있고, 중간에 안되면 어디서든 빡스를 구해서 배에 깔지 뭐 못할게 뭔가

낮에 그렇게 더운데 ... 아무리 생각해도 소쉘은 좀 아닌것 같았고

차라리 레인자켓은 혹시나 비가 와도 활용가치가 많으니까 둘중 하나라면 레인자켓이 낫다고 결정을 내렸다.

확실히 짐이 많긴 많다 드랍백도 안되니까 이럴 수 밖에

그치만 이렇게 해 내는게 랜도너스 아니겠나

팔목에 인식표를 착용하고 자전거에 배번표를 다 설치하니 정말 설레인다

내가 정말 꿈에만 그리던 피비피를 왔구나 싶기도 하고

함께 브레베를 달려온 분들과 다 같이 왔으면 서로 힘이되고 정말 좋았을텐데, 남들은 다들 친구들이랑 온 걸 보니

조금 울적한 마음도 들기도 하는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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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게까지 맥주를 마시다 자버린 감은 있는데

 

그래도 잠은 잘 잔편 , 한 다섯시간 여섯시간 잤나?

 

일어나서 짐챙기고 자전거 챙기고, 

가민 코스파일 , 가져갈짐 다시챙기고, 지갑, 여권 확인하고 최종-최최종-최종파이날-파파이날-진짜마지막파이날 점검에 들어갔다

 

최종 출발 장비 리스트================================================================

 

프런트백 :  공구

시마노 프로22 미니툴, 브롬톤 휠 너트제거용 툴, TPU튜브 5개,  펑크패치 5개, 리자인 타이어패치 2개,  리자인 미니펌프1개

작은 약병에 체인오일 담은것 1개, 정비용 장갑 한쌍, 

 

스템백 : 각종 보급및 약

초코바3개, 파워젤4개,  큐브 형태의 전해질보급제 한팩, 비타민c 천미리짜리 4알,  진통소염제3알,  선크림까지 

 

물통케이지 : 

피드락 마그넷 케이지 + 비엠웍스 대용량 물통 ,  져지 등에 물작은거 1개 

 

프레임백 :  전자기기

보조배터리 2만짜리 1개,  보조매터리 1만짜리 1개,  3in1 케이블 ,  가민충전용 스페어 케이블, 아이폰 충전 스페어 케이블, 

18650배터리  3500짜리 5알 

 

새들백 :  옷

두꺼운 레인자켓, 레그워머, 암워머, 바람막이자켓,  갈아입을 빕1, 갈아입을 져지1,  양말1,  두꺼운 장갑1,  울 첨가된 버프 1

 

후미등 : 캣아이 aa배터리 구동되는것 2개 + 비상용 플레어 RT (usb충전식)

 

전조등 : 피닉스 전조등 18650 배터리 구동,  +  싸구려 USB 충전식 전조등 (원래 계획= USB충전식 문  고성능 전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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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미리 준비해둔 아침을 이빠이 먹고,  듀믈렝 확실히 하고, 자전거를 한번 더 점검하면서 아침을 마무리 하고

 

짐은 헝부이에 출발점에서 맡아준다그래서 예약해둔  짐보관을 취소했다

출발지인 헝부이에로 가기 위해 몽파르나스역에 도착하니까 거긴 이미 자덕들이 점령한 수준.

 

 

몽파르나스역은 평소에도 파리 교통의 중심지라 사람들이 붐비는 곳인데 왠 자전거들이 수백명씩 기차타려고 난리를 치고 있으니

이게 도대체 뭔상황인지 오히려 파리 현지 사람들이 우리한테 되묻는 상황..

생각보다 프랑스 현지 사람들도 피비피를 잘 모른다는게 좀 신기하기는 했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도 생각 한다.

 

 

그나저나 기차역에서부터 이미 내 브롬톤을 보고 외국의 자덕들이 자꾸 

(리투아니아에서 온 친구, 너 미쳤다며 사진좀 찍자그래서 자기 폰으로도 찍어가고 내꺼로도 하나 찍었다)

 

"와-씨 너 이거타고 가게? 미쳤네 ㅋㅋ" 하면서 막 사진찍자그러고 난리였는데

브롬톤보다 더 한 자전거도 타고 오면서 뭘 그러나 싶기도 하고 살짝 어리둥절 했다

 

(자덕들로 마비되버린 헝부이에역)

 

헝부이에 막상 가보니 출발지까지 캐리어를 끌고가는게 미친짓같다고 생각하던 찰라에

한국분들 잡아놓으신 방에 가방을 맡아줄 수 있다 하셔서 거기다 맡겼다

 

그렇게 하고 근처에서 뭐 먹고 .. 돌아다니다 생각해보니 씨오투를 안샀길래 언능 사러갔는데

 

근처 샵에 가보니까 다들 뭐 빠트리고 온 것, 부족한것 사느라고 난리에 갑자기 고장난 자전거 고치느라 또 난리, 파워젤 맛있는 맛은 이미 싹 다팔렸고

 

매장 내를 두리번두리번 거리면서 내가 두고온게 없을까 두번 세번, 최종파이날 최최최종파이날  찐막이거반려당하면퇴사 급 체크하는 자덕들의 모습이

사람 다 비슷하구나 싶기도 하고 여기 샵도  대목은 대목이다 싶었다.

 

 

나도 역시 두리번 거리면서 뭘 사가면 마음이 편할까 하고 생각하다 비상용 싸구려 전조등을 하나 샀다

 

왜냐고? 피비피에 오기전에 곰곰님과 함께 갈리비에 투어를 다녀왔는데.. 거기 곰곰님 짐에 나의 스페어 전조등을 놓고 왔기 때문에ㅠㅠ

 

다행히도 18650으로 작동하는 메인 전조등과 배터리 다섯개가 남아있었기에  피비피 주행 자체는 문제가 없었지만

 

혹시 모르니 스페어를 하나 장만하는게 좋다고 생각되어 사지 않을 수 가 없었다. 

 

마침 보조 배터리도 넉넉한데 유에스비 충전식이기에 올타쿠나 하고 구입, 해가 완전히 지기 전에는 이걸로도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 같아 상당히 든든했다.

 

 

(샵에 온김에 바람도 한번 더 넣자고)

 

여기서 아일랜드에서 온 앤드류 만나서 인사도 하고 수다도 조금 떨었는데 흥분된 기분이 조금 가라앉기도 하고  조금 리프레시 되는 기분? (프롤로그에 언급된 그 아일랜드 친구)

 

역시 수다의 힘은 대단하다, 누가 그랬떤가 우울증 최고의 약은 맥주와 수다라고

 

그러고나서 밥먹으러 마을 중심부로 갔더니 여긴 뭐가 우르르르 훑고 지나간 것 처럼 아무것도 없이 심지어 마트에 빵한쪽도 남아있 질 않았다

 

여차저차 최후의 수단으로 견과류 한봉지사고 초코바 두개 사서 챙겨 나와가지고

 

한국분들 있는장소로 갔더니

 

엥 도심 중심가 바로 코앞에 케밥집에 모여서 맛나게 식사를 하고계시질 않는가?

 

거기서 인사하고 같이 사진찍고 화이팅하다가, 서로의 자전거를 살펴보는데 , 아니 새들백에 묶어놓은 내 스페어 타이어가 없네?? 멘붕..

 

분명 도심에 진입하는 코블에서 털린것 같아서 다시 찾으러 가 봤지만 찾을수가 없었다. 타이어 패치 있긴 한데 제발 타이어가 터지는 일만은 없길 바랄 수 밖에 

 

짐 덜었다고 , 좋게 생각하는 수 밖에 없다.........

 

그러고나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출발하러 진입하는데

여긴 무슨 ......... 전세계 자덕들 다 모인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뭐 별에 별 자전거 다 있다. 

 

싯포스트 없이 계속 걸어가면서 타는 자전거가 있질 않나.. 1980년산 몰튼탄 할배가 있고, 심지어 세발자전거를 마차마냥 끌고 온 양반도 있었다 되게 잘달리던데

 

(아저씨가 지금 내 브롬톤보고 어쩌고 저쩌고 할 때는 아니지 않냐고.... 세발자전거 실화냐)

 

아무튼

 

내가 생각하기로는, 여기 별종들에 비하면 브롬톤은 별것 아닌 평범한 미니벨로같은데 말이다.

 

사람들이 브롬톤을 보면서 엄청 좋아해줘서 사실 좀 신기한 마음도 들었다. 외국인 중에는 이미 브롬톤 완주자가 많다고 들었는데. 

 

그 친구들은 바퀴가 작으면 훨씬 힘들다고 생각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축제분위기도 조금 즐겨주면서~)

 

정말이지 슈퍼스타가 따로 없다 사진짝자고 난리 찍고싶다고 난리 '너 용감하다'  '리스펙한다 브롬톤을 가져오다니 미쳤다' 그러질 않나

 

사진을 한 천장은 찍어가지 않았을까 싶다 어디에 올려줄지는 1도 모르겠지만.

 

심지어 GCN 티셔츠 입은 친구가 DSLR가지고 와서  너 자전거 사진좀 찍자고 하면서 드라이브 사이드를 보여달라고 막 하길래

 

너 진짜 GCN이냐 그냥 티셔츠만 입은거냐 물었떠니 진짜 GCN에서 일한다 그래서 올.. 옆에 외국인들이 '너 이제 스타돼는거야' 라고 난리길래

 

'제발좀 그러자' 고 해줬다 =_=

 

 

 

그렇게 진짜 북적북적 한 분위기로 행진을 한 2키로 정도 시킨것 같은데 그러고 나니까 

 

마침내 5:15분 F조의 진짜 출발의 휘슬이 불렸고 우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

 

피비피는 A조부터 번호가 있어서 A000부터 80시간대 신청한 로드 굇수들을 먼저 출발시켜주고

 

F조에 스페셜바이크, 브롬톤 몰튼, 뭐 탠덤, 벨로모빌 등등 정상 싸이클이 아닌 아이들을 한꺼번에 보내준다음

 

그 다음부터 이제 다시 G조 부터 90시간대 신청한 로드들이 출발하게 되어있는데 

 

그러다보니 줄줄이 엄청난 수의 자전거가 출발을 대기하고 있다.

(엄청난 출발 대기 행렬)

 

출발지에서 줄서있다가 또다른 한국의 브롬토너 쪼꼬레또님을 만나서 같이 출발했는데

 

자꾸 흥분을 하게 되는것 같아서 천천히 가려고 해도 쪼꼬레또님도 생각보다 상당히 잘 달리시길래 즐겁게 달려나갔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미니벨로 브롬톤이라고 어찌나 박수를 쳐주고 엄지척을 해주던지 기분 정말 좋았다

 

내가 브롬톤을 타고 왔다는 이유 만으로도 이렇게 좋아들 해 주다니  

 

그렇게 신나게 달려가는데 날이 좀 더워가지고 슬슬 좀 쉬어갔으면 좋겠다 하는 순간

 

출발 후 50키로 쯤인가에 적절하게 콜라파는 사람들이 나타나서 거기서 쪼꼬레또님하고 콜라 하나씩 사먹고 다시 출발했는데

 

 

타다보니까 한시간에 한그룹정도 한테 잡히는것 같았고

 

갑자기 엄청 큰 로드팩이 한덩어리 등뒤에서 나타나는데 뭐라 말도없이 옆으로 슥 지나가서 어찌나 놀랬나 모르겠다

 

on you left 하는게 매너라고 그렇게 말하던데

 

정작 유럽애들이나 브라질애들은 뭐 말도없이 그냥 옆을 지나가곤 해서 좀 놀래기도 하고 매너 드럽네 하고 생각하기도 했던 것 같다.

 

그래도 브롬톤으로썬 이정도면 상당히 잘 달리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엄청 큰 로드팩이 우르르르르 달려오면 ,  집 로라에 묶여있는 내 로드가 살짝 그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이쯤되서 슬슬 해가 떨어지니까 다들 후미등을 키기 시작하는데, 와 정말 말로 들었던 것 처럼 엄청나게 멋진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빨간 후미등이 끝도없이 촤라라라라라라락 ,  다들 반사질레도 입었으니까 번쩍번쩍

 

 

뒤를 돌아보면 하늘에 떠있는 밤하늘의 별이 길 위로 내려앉은것 같이 하얀 점들이 촤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 ~

 

 

엄청난 분위기에 휩싸이는 순간이었다

 

그 기분으로 SP까지 신나게 달려 나갔더랬다. SP는 한 100키로 지점이었떤가?

 

원래 sp는 컨트롤이 아니라 도장이 없는데, 여기서 아마 시크릿이라며 컨트롤 도장을 찍으라고 했던 것 같다

 

 

암튼 SP에 가 보니까 이미 자전거들이 엄청나게 모여들어와 있어서 정신 하나도없고 뭘 사먹자니 시간을 엄청나게 잡아먹을게 자명해  보였다

 

나는 아스피린님이 상황이 이럴거라면서 캐밥을 하나 포장해서 출발한다길래 따라서 사온게 있었기에

 

물만 떠서 포장해온 캐밥에 얼른 끼니를 때우고 바로 cp1로 출발했다 (이런게 경험자의 꿀팁이였던 것이다)

 

여기서 또 백키로 가서 CP1까지는, 이제 완전히 해도 떨어지고 날이 추워지기 시작해서

 

처음엔 워머만 하고 달리다가 또 추워져서 바막입고, 또 추워져서 버프 꺼내하고...

 

이게 편의점이 없는 브레베라는걸 태어나서 처음 해보니까

 

도통 보급을 어떻게 할지 솔직히 겁이 좀 나서

 

비상용 물을 하나 등에 꼽고 물통 큰거를 하나 자전거에 꼽고 달렸는데

 

그래도 중간중간 힘이 들다 싶을때마다 동내에서 사람들이 나와서 물도 나눠주고 콜라도 주고 심지어 빵도 나눠주고...

아 이런게 피비피구나 싶은 묘한 감정이 들었다

 

그렇게 옷을 하나씩 하나씩 입다보니까 CP1에 도착했는데

 

그래도 새벽 3시가 되기 전이었어서 이정도면 상당히 선방이라는 생각에

 

도장찍고 잽싸게 자러가서 3시간 후에 깨워달라고 했다.

 

(CP 에 밥 대기줄이 어딜가나 최소 저만큼 씩인데, 배식 받고 계산 하고 하면 30분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

 

 

이게 몰랐는데, CP 숙박이 5유로 10유로 정도씩 받고  깨워주기도 하고 전자기기 충전도 해주고 그렇게 운영하고 있었는데

 

매트리스 하나만 주느냐, 야전침대가 있느냐 뭐 이런거에 따라서 가격이 조금씩 다른것 같았다

 

아무튼 매트리스 하나 있었는데 거기서 잽싸게 잤더니

 

초등학교 1학년 이나 2학년쯤 되는 아이가 와서 깨워줬다

 

일어나서 어제 먹다 남겨둔 캐밥을 배속으로 밀어 넣고서 

 

자전거를 찾아오려는데

 

자전거가 없는게 아닌가? ㅠㅠ분명 여기 왼쪽자리에 나뒀는데

 

그 라인을 다 뒤져도 내 자전거가 없었다

 

한 30분 정도를 계속 자전거를 찾아 해매면서 설마  겨우 여기와서 자전거를 통채로 도둑맞나 하는 생각에 멘탈이 빠사삭 해 지려고 하는데

 

반대쪽 라인을 혹시나 뒤져보니 반대쪽 구석에 짱박혀있네...  ㅠㅠ

 

누가 옮겨놓았는지 왠 썡뚱맞은 위치에 자전거가 있었는데

 

찾아서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너무나 컷기에 뭐 시간까먹은거 그런거는 아무래도 뭐 좋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따 나중에 되서야 좀 아쉬웠긴 했지만.

 

 

와 근데 한 다섯시 반 쯤인데 자고 나와서 그런지, 날씨가 미쳤따 엄청나게 추운게 아닌가

 

진짜 이까지 덜덜덜 떨려가지고  추위의 공포가 엄습해왔다

 

 

바로 옷 다챙겨입고 레인자켓까지 꺼내입었다, 소프트쉘 아니고 이 두꺼운 레인자켓을 챙겨온건 신의 한수였다.

 

 

생각해보건데, 달릴땐 입지 않더라도 이렇게 자고 일어났을때 30분정도 버텨주기 위해서라도 두꺼운 자켓을 무조건 무조건 무조건 챙겨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됬다

 

그말인 즉슨

 

출발하고나니 한 30분 후 쯤에는 몸에 열도 나고 하면서 , 자켓은 벗고 바막에 질렛 정도만 입고도 충분히 달려나갈 수 있었지만

 

그 30분을 버틸수 있느냐 없느냐가 체력을 지킬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심지어 올해는 낮에 더위가 기승을 부린 만큼 밤에 기온이 2019년이나 2015년처럼 급강하 한 것 도 아니라는데도

 

평소 추위를 많이타는 나로써는  정말 춥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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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회차에 이어쓰겠습니다